전기차 생태계 판 커진다...삼성·CJ·삼천리 등 신규 사업으로 도전장

우리나라 친환경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기차 생태계 산업에 합류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올해 말이면 국내 전기차 수가 10만대를 넘어서면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시장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전기차 사업은 완성차 제작 이외에 충전사업자, 솔루션 제공자,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다수 기업이 전기차 부대 사업에서 기회를 노리는 이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에스원, CJ헬로, 삼천리, 에스트래픽 등이 국내 충전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이달 말 환경부가 발표하는 '전기자동차 보급 및 충전인프라 구축사업' 참여가 유력하다. 충분한 사업 검토로 충전기 제작사 등 협력 대상까지 확보한 상태다. 충전인프라 구축 실적 등 선정 자격 요건을 검토한 후 직접 사업자로 나설지 기존 사업자와 협력할지 등 최종 조율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국내 1·2위 주유소 사업자 SK네트웍스, GS칼텍스도 최근 독자적인 충전인프라 서비스 모델 마련에 나섰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도 기존 서비스사업자와 협력, 자체 충전 브랜드까지 론칭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전기차 관련 시장에 진출하는 건 향후 시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충전 인프라 시장에 기대가 높다. 국내 전기차 충전인프라 90% 이상이 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가 구축한 시설이다. 충전서비스 가격 등 공익성 위주로 하다 보니 서비스 품질이나 충전소 부지 확보 등 접근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 민간 업체는 다양한 형태의 기존 전국망 시설을 활용, 접근성을 높일 서비스 확보와 경쟁력 있는 수출 모델 찾기에 나섰다.

최근 이마트 강릉점에 구축된 초급속(100kwh) 전기차 충전소. 이마트와 민간 업체가 협력해 구축한 민간 시설이다.
최근 이마트 강릉점에 구축된 초급속(100kwh) 전기차 충전소. 이마트와 민간 업체가 협력해 구축한 민간 시설이다.

에스원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그넷이브이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10개 안팎의 시설물에 충전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가 관리하는 건물, 사업장, 유통망에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 후 해외 고객사 대상으로 신규 모델까지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CJ헬로는 전국 23개 권역에 케이블TV 서비스망 거점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천리는 전국 10여개 CNG충전소 등의 구축·운영 노하우를 살려 전기차 충전소로 사업 영토를 넓히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교통솔루션 전문 기업 에스트래픽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마트 등 유통점, 생활편의시설 20여곳에 자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과금을 포함한 관리·운영 체계를 마련했다. 인프라 도입 확대기에 발맞춰 소프트웨어(SW)에서 위상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충전 사업을 준비하는 대기업 관계자는 “충전서비스 사업 참여를 두고 수년째 준비해 왔고, 이제는 시장에 진입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면서 “신규 사업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충전 사업자 선정부터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부는 이달 중에 '전기차 보급 및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 사업자 5곳을 선정한다. 사업 기한 2년이 만료된 국가 사업자 5곳(KT·한충전·포스코ICT·지엔텔·에버온)과 삼성 에스원, CJ헬로, 삼천리, 에스트래픽 등이 사업자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유지보수 운영 관리 능력을 보는 정성 평가, 충전인프라 구축·운영 실적을 평가하는 정량 평가를 통해 5개 업체를 선정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