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서 한발 뺀 네이버, "인터넷은행 참여 안한다"

네이버 분당사옥 그린팩토리를 지나가는 직원들. 사진=전자신문DB
네이버 분당사옥 그린팩토리를 지나가는 직원들. 사진=전자신문DB

네이버가 인터넷전문은행 불참을 선언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23일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검토했지만 불참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제3인터넷은행 불참 이유로 △국내 인터넷 뱅킹 환경이 너무 잘 형성되어 있고 △1차로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이미 잘 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만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해외 인터넷은행 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다. 네이버는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 인터넷은행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일본 자회사 라인을 중심으로 간편결제, 은행, 증권 등에서 현지 합작밥인을 세우는 등 활발하게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본이나 동남아 등의 해외 금융 환경은 국내 시장과 다르기 때문에 라인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남아는 금융시장이 낙후되고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고, 일본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100% 소유가 가능해 차별화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올해 최대 2곳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인가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유력 사업자 중 하나로 관측되어 왔다.

우리나라는 ICT 기업이 인터넷은행 지분 최대 34%를 가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하 인터넷은행법) 시행령을 새로 제정해 규제를 완화했다.

하지만 인터넷 기업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이미 점유율을 늘렸고 ICT 기업 지분 제한이 여전한 상황에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에 앞서 인터넷은행 진출을 타진하던 인터파크와 NHN엔터테인먼트도 불참을 선언했다.

ICT 기업들이 줄줄이 발을 빼면서 3,4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는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은행권에서도 키움증권을 제외하면 확실하게 참여의사를 밝힌 곳이 없다. 금융권은 그동안 네이버 등 인터넷 기업 참여를 전제로 2~3대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