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폴더블폰 대전, '최초' 아닌 '최고'가 필요하다

다음 달 열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앞두고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공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에 열린 CES 2019에서 중국 로욜의 폴더블 스마트폰 발표도 신작 경쟁 관심도를 높였다. CES 전시회에서 경험한 로욜 폴더블폰은 눈높이가 높은 한국 사용자 기준에서는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제품으로 보였다. 접었다 펴는 새로운 디자인은 신기했지만 흰 화면일 때 구부러진 패널 부분에 여러 개 줄이 가 있어 깨끗한 화면을 구현하지 못했다.

CES 전시 마지막 날 다시 제품을 체험하러 가 보니 상태는 더 좋지 않았다. 나흘 전시 기간에 화제가 되면서 수많은 관람객이 몰린 탓인지 제품 내구성이 더 잘 드러났다. 전시 첫날에는 접고 펴는 게 깔끔하게 동작했다. 그러나 마지막 날에는 펼친 상태가 온전하지 않고 약간 구부러진 모습이었다. 가운데 부분을 눌러 봐도 깔끔하게 펼쳐지지 않았다. 불과 며칠 사용했을 뿐인데 내구성에서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내년 폰'으로 불리며 개발이 늦춰진 삼성전자 폴더블폰은 다음 달 MWC를 앞둔 20일(현지시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외에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도 MWC 기간에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LG, 마이크로소프트(MS), 레노버 등도 폴더블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폴더블 시장이 열리는 원년으로 봤다.

그동안 로욜, 레노버 등이 공개한 폴더블폰은 사용자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두꺼운 디자인, 허약한 디스플레이 내구성, 부족한 기구 모듈 설계력 등으로 제품 완성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 경쟁에 치우쳐 외려 부족한 기술력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인상만 심어 줬다.

'세계 최초'보다는 '세계 최고' 폴더블폰 경쟁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를 놓고 사용자 평가는 냉정할 것이다.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누가 제대로 만들었는지 '진짜'를 가리는 경쟁이 필요하다. '진짜 폴더블폰'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궁금하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