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친환경차 시장 12만대 돌파…“전기차 2배·수소전기차 11배 성장”

현대차 소형 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소형 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제공=현대자동차)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12만대를 돌파했다. 처음으로 10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다양한 모델이 출시한 전기차(EV)는 지난해 3만대 가까이 판매되면서 2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본격 판매를 시작한 수소전기차(FCEV)는 740대가 팔렸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 시장은 전년 대비 26.4% 증가한 12만3602대를 기록했다.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10만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2011~2018년 국내 친환경차 시장 성장 추이.(출처=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2011~2018년 국내 친환경차 시장 성장 추이.(출처=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차종별로 살펴보면 하이브리드차량(HEV) 시장이 8만8982대로 전체 시장의 72%를 차지했다. 다만 성장세는 6.3%로 친환경 차종 중 가장 낮았다. 이는 HEV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차종은 EV로, 24%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2만9632대로 전년 대비 118.8% 성장했다. 국내 EV시장은 2012년 548대 보급을 시작으로, 6년 간 5300%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넥쏘(NEXO)' 출시를 시작으로 일반 판매가 본격화 된 FCEV 시장은 744대를 기록했다. 61대를 판매했던 2017년보다 1119.7% 가량 성장한 것이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시장은 지난해 4244대가 팔리면서 전년 대비 759.1% 성장을 거뒀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350e 4MATIC', BMW '330e' 등 수입 PHEV 신모델이 대거 등장하면서 시장이 확장된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중형 SUV PHEV 더뉴 GLC 350e 4매틱 (전자신문 DB)
메르세데스-벤츠 중형 SUV PHEV 더뉴 GLC 350e 4매틱 (전자신문 DB)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 시장 성장은 국내 완성차 시장이 180만6309대로 1.3% 성장에 그친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침체기였다. 특히 국산차는 현대·기아차만 3.5% 성장을 거뒀을 뿐, 나머지 업체의 부진으로 시장규모가 0.3% 축소됐다. 수입차 시장이 11.8% 커지면서 전체 자동차 시장이 소폭 성장할 수 있었다.

지난해 친환경차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다양한 신차 △보조금 확대 △환경 규제 강화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차 영향이 가장 컸던 시장은 EV다. 지난해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기아차 '니로EV' 등 신형 장거리 EV가 출시되고, 기존 모델도 상품성을 향상시켜서 재출시되는 등 제품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몇 년간 제자리걸음이었던 PHEV 역시 신차 효과가 주효했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350e 4MATIC은 2865대가 팔리면서 PHEV 성장을 주도했다.

친환경차 시장 성장에 맞춰 정부가 보조금 규모를 늘린 것도 시장 성장을 도왔다. EV의 경우 보조금 규모가 원래 2만대였지만, 추가경정을 통해 2만8000대까지 늘렸다. 그 결과 지난해 EV 시장은 보조금 규모를 뛰어넘는 3만대 가까이 성장했다. 환경규제 영향도 컸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국제연비측정표준방식(WLTP) 때문에 디젤 차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다. 이로 인해 국내 및 수입차 업계에서는 친환경차 라인업을 늘리게 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친환경차 시장이 15만대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EV 보조금이 사상 최대 규모인 4만2000대 규모로 책정했다. 지난해처럼 추경이 책정될 경우 최대 5만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FCEV 역시 지난해 판매량이 보조금 규모(700대)를 넘어서면서, 올해 4000대까지 책정됐다. 또 현재 전국 15곳에 불과한 수소충전소를 80여곳까지 확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친환경차 시장이 수요를 넘어선 첫 해라면, 올해는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친환경차 시장 12만대 돌파…“전기차 2배·수소전기차 11배 성장”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