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GIST 교수팀, 해수 담수화 신기술 개발…“지구온난화·물 부족 동시 해결”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만든 얼음으로 바닷물을 담수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동시에 물 부족 현상 해결에 기여할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문승현)은 박영준 지구·환경공학부 교수팀이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상온에서도 녹지 않는 얼음 형태인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형성한 뒤 이를 활용해 바닷물 속 염분을 포함 용해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물 분자가 저온 고압의 상태에서 형성하는 고체 수화물을 말한다. 형성 과정에서 염화나트륨(NaCl) 등의 염분이 결정구조에서 배제된다. 고체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녹일 경우 불순물이 제거된 순수한 물과 이산화탄소만 남아 해수 담수화가 가능하다.

이산화탄소 가스 하이드레이트 기반 해수 담수화 기술 개념도.
이산화탄소 가스 하이드레이트 기반 해수 담수화 기술 개념도.

그동안 가스 하이드레이트 형성에서 저온·고압의 조건은 많은 에너지가 소요돼 실제 공정에 적용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촉진제인 사이클로펜테인(탄소 원자 5개와 수소 원자 10개로 이뤄어진 고리 모양 탄화수소)을 투여해 상온·상압 조건에서 형성한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순수한 물을 얻기 위해서는 별도의 촉진제 분리 공정이 필요해 추가 비용이 늘어난다.

박 교수팀은 물 용해도가 매우 낮은 고리형 탄화수소를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형성했다. 그 결과 고리형 유기화합물 케톤의 일종인 사이클로펜탄온(탄소 원자 5개와 수소 원자 8개로 이뤄진 고리형 케톤)이 사이클로펜테인 보다 2배 이상 빠른 결정 형성 속도와 높은 가스 하이드레이트 전환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사이클로펜탄온을 첨가할 경우 높은 온도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많은 양의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형성할 수 있어 기존 해수 담수화 공정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영준 교수는 “전 세계적 이슈인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면서 “후속 연구를 통해 기존 기술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고효율 해수 담수화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준 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박영준 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