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전 사장, 올해도 비상경영…사우디 원전 수주전 3월에 압축

김종갑 한전 사장, 올해도 비상경영…사우디 원전 수주전 3월에 압축

한국전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용을 최소화하는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한다. 전력 에너지원인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불안정한 데다 누진제 조정,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등 정책비용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아라이바 원전 수주전 관련해서는 3월에 후보군이 압축될 전망이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29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연료가격 상승과 원자력 가동률 저하, 정책비용 발생 등으로 경영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RPS 부담 등 정책비용이 전년 대비 1조2000억원 늘어난 6조원 정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발전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전 대신 비싼 LNG와 석탄 발전량을 늘리면서 연료구매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연료비와 정책비용이 계속 오르고, 원전 가동률도 낮아지는 어려운 여건에도 한전 본사를 포함해서 발전자회사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올해도 발전자회사와 함께 비상경영을 지속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그는 발전자회사 사장들과 작년 수준에서 비용 절감 노력하자고 다짐했다며 비상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심야 경부하 주택용 누진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소비자 부담이 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비와 자원배분 왜곡을 막는 방향으로 하자는 의견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전기요금을 놓고는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작년에 원가 이하로 판 전기가 4조7000억원 정도 된다”며 “에너지기본계획에 전기 도매가격연동제를 담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도 원가보다 높은 요금을 받는다며 958만가구는 전기요금에 원가를 정상 반영하되 지원이 필요한 가구는 큰 폭으로 지원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원전 수출도 공을 들인다. 김 사장은 “한전이 진출한 곳은 27개국 42개 프로젝트로 해외에서 매출 2조7000억원을 거뒀다”며 “앞으로도 해외 사업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전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5개국이 참여했다. 김 사장은 “현재 계획으로는 3월까지 숏리스트(short list)로 압축하는 절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UAE 바라카 원전은 상업 운영이 당초 계획보다 2년 늦어졌지만 다른 사업에서 좋은 경험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국 원전사업법인 뉴젠 인수는 영국 정부 타당성 평가 결과에 따라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아울러 한전이 발전·송전·변전·배전 등에서 핵심 역량이 뛰어나지만 엔지니어링과 구매 등에서 모자라다며 해외사업본부는 이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