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설비투자가 동반 하락하고,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마저 작년 12월에 이어 올해 1월까지 두 달째 마이너스가 예상돼 경기둔화 우려가 가중됐다.
정부는 2월 '수출활력 제고방안'을 마련하고 재정을 조기집행하는 등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인다. 수출 대책에는 기업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금융 대출 지원방안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8년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11월(0.7%)에 이어 두 달째 마이너스다.
광공업생산이 전월보다 1.4% 감소했다. 기타운송장비(5.2%) 등이 증가했지만 자동차(5.9%), 반도체(4.5%)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자동차 생산 감소는 완성차 수출 감소, 관련 자동차부품의 국내외 수요 부진이 원인이다. 서버용 D램과 모바일용 메모리 수요 감소로 반도체 생산도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대비 0.4%포인트(P) 하락한 72.7%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0.4% 감소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5.1%) 투자는 증가했지만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2.4%)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건설기성은 건축(2.1%), 토목(3.3%) 공사 실적이 모두 늘어 전월보다 2.4% 증가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2P 하락해 9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지표가 9개월 이상 하락한 것은 1997년 9월~199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향후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P 하락해 7개월째 감소했다. 두 지표가 동시에 7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197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소매판매(소비)는 승용차 등 내구재(1.3%), 의복 등 준내구재(1.6%),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0.2%) 판매가 모두 늘어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소비, 건설기성을 제외한 주요 경제지표가 작년 12월에도 악화하며 경제 위기감이 고조됐다. 특히 지난해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수출이 12월 마이너스로 전환한 후 올해 1월에도 감소가 예상돼 경기 전반이 둔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2월 '수출활력 제고방안'을 마련해 대규모 프로젝트 신속 추진,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등으로 경기 활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수출은 1월에도 마이너스 가능성이 높다”며 “대책이 2월에 나올 예정으로, 다른 부처 장관들과 심각한 상황을 공유하고 각 부서가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대책 관련해선 “업계에서 매출채권은 거의 개런티 채권이니 이걸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금융위에 깊이 있게 고민해달라고 특별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에 강요할 수는 없지만 담보성에 준할 정도로 명백한 매출채권에 대해서는 금융 대출 액세스를 해줄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