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조달한 ICO 자금 5664억원...실제 블록체인 상용화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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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해외에서 암호화폐공개(ICO)로 조달한 자금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ICO추진 기업 1곳당 평균 330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대부분 국내 투자자를 통한 자금 모집이 이뤄졌고, 자금 사용내역이 불투명해 추가 투자자 피해가 예상된다.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법무부, 중소기업벤처부 등 정부부처 합동으로 국내기업 ICO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2개 기업 대상으로 ICO관련 실태 점검을 실시했다. 여전히 투자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 냈다.

정부는 ICO기업이 한국 금지 방침을 우회해 싱가포르 등 해외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 형식만 해외 ICO구조로 자금조달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해외 컴퍼니는 ICO 자금모집 이외 다른 업무는 없고, 국내 기업이 개발과 홍보 등 업무를 총괄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해외에서 실시한 ICO이지만 사실상 국내 투자자를 통한 자금모집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ICO를 통한 자금모집은 모두 2017년 하반기 이후 진행됐고, 총 규모는 약 5664억원, 1개사 평균 330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사업내용, 재무제표 등 ICO 관련 주요 투자판단 정보는 거의 공개되지 않고, 개발진 현황 등도 허위기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ICO 모집자금 사용내역에 대해서는 수백억원 상당 자금을 조달했지만 공개된 자료가 없고 금융당국 확인 요청에도 대부분 기업이 답변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기업이 내세운 프로젝트는 금융, 지불 결제, 게임 등이고, 실제 서비스를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ICO로 발행된 신규 암호화폐는 약 4개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었다. 대부분 암호화폐 가격은 급락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P2P대출 유동화 토큰 발행·거래, 가상통화 투자펀드 판매 등 자본시장법상 무인가 영업행위와 함께 ICO 관련 중요사항을 과다하게 부풀려 광고하는 형법상 사기죄 등 법 위반 소지가 있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ICO 투자 위험이 높고 국제 규율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만큼 ICO허용(제도화)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부가 ICO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할 경우 투자 위험이 높은 ICO를 정부가 공인하는 셈이어서 투기과열 현상 재발과 투자자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아울러 실태조사 결과 나타난 현행법 위반소지 사례에 대해 검·경 등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사기·유사수신·다단계 등 불법 ICO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을 통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