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게임도 없는데...중국 게임 공습은 격화

한국은 게임도 없는데...중국 게임 공습은 격화

국내 게임 업계에 황사 경고등이 켜졌다. 퍼블리싱할 국산 게임이 없어 중국산 게임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조이시티, 카카오게임즈, 웹젠, 게임빌 등 주요 게임사들이 중국 게임을 국내에 퍼블리싱한다. 조이시티와 카카오게임즈가 각각 '사무라이쇼다운M' '테라 모바일'을 준비하고 있고, 웹젠와 게임빌은 각각 '마스터탱커' 'NBA NOW'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한다. 이 밖에 네시삼십삼분을 비롯해 몇 개 게임사가 중국산 게임을 국내에 퍼블리싱할 계획이다.

중국 게임의 한국 출시에 필요한 시간이 3∼4개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황사 바람은 거세질 수 있다. 국내에 들여올 때 계약해서 현지화를 거쳐 출시에 걸리는 기간은 짧게 3개월이면 충분하다.

중국 게임의 한국 시장 진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 국내 신작 개발이 원활하지 않아 퍼블리싱할 게임 찾기가 어려워진 게 가장 큰 이유다. 반면에 중국 게임은 한국 이용자 성향과 비슷하고 중국 서비스를 통해 흥행과 게임 경쟁력이 이미 검증됐기 때문에 소싱 관계자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국산 신작 발굴이 어려워지다 보니 시선이 중국으로 자연스레 향한 셈이다.

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발굴할 만한 게임이 없는 게 아니라 게임이 아예 없다”면서 “출시가 활발하고 한국 시장과 잘 맞는 중국 시장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 개발이 더딘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국내 게임업체 수가 줄었다. 게임 생태계 허리인 중견 기업이 어려워지고 중소 게임사가 사라지면서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 국내 게임사당 평균 종사자 현황을 보면 2017년에 업체당 평균 57.8명으로 2016년 38.1명 대비 약 19.7명 증가했다. 대형 업체 위주로 인수합병(M&A) 등이 이뤄지면서 전체 게임 업체 수가 감소하자 종사자들이 불가피하게 한 곳으로 이동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강세를 보이는 것도 중견·중소 업체가 쉽게 개발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다. MMORPG 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들어간다.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이 미래를 담보로 도전하기 쉽지 않아 선뜻 개발에 나서기 어려운 장르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보고서에 따르면 RPG는 전체 모바일게임 매출의 67.2%를 차지한다. '리니지M'을 비롯해 최근 1년간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3위안에 들었던 게임은 모두 RPG다. 1~3위 매출이 전체의 33%를 차지한다. 퍼블리셔, 개발사나 RPG를 중심으로 사업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창업 및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것도 게임 수급의 어려움을 불러들인 한 요인이다. 게임 산업은 흥행 산업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 과거만큼 기회도 많지 않아서 벤처캐피털 등이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중국 게임은 안방인 양 국내 시장에 자유롭게 들어올 예정”이라면서 “양극화된 환경에서 적극적이고 다양한 개발을 기대하는 건 어렵다”고 비관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