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남은 2차 북미회담, '비핵화·상응 조치' 치열한 공방 예상…김정은 서울 답방 가시권

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가 확정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간 두 번째 '빅딜'이 성사될지 관심이다. 회담까지 불과 3주 밖에 남지 않아 양국 실무진은 '의제·의전' 협상을 서두를 전망이다. 북미회담 개최 확정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월 서울답방도 가시화됐다.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신년 국정연설에서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갖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같은 날(한국시간 6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평양을 방문, 김혁철 전 스페인주재 북한대사와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군용기를 타고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방북했다. 지난해 첫 북미정상회담 때도 개최 3주 전 판문점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성 김 주필리핀미국대사가 정상회담 의제와 합의문을 조율했다. 비건 대표는 이들과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차 회담에서 합의한 '센토사 성명'에서 더 나아간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왼쪽부터)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부터)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최대 쟁점인 북한의 핵심 핵 시설인 '영변' 시설 폐기 등을 비롯한 북한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과 그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 조치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상응조치로 종전 선언, 평화협정 체결 논의 등을 비롯해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남북 철도연결 등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비건 대표와 김 전 대사간 회담 의제 협상 결과에 따라 양국은 베트남 현지 의전 준비를 위한 또 하나의 실무협상 트랙을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차 회담 때는 김정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싱가포르 현지에서 의전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에도 김창선 부장이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헤이긴 부비서실장이 퇴임한 상태라 후임인 대니얼 월시 백악관 부비서실장이나 다른 백악관 의전 전문가가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가시권이 들어왔다. 당초 지난 연말로 예상됐지만,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해 올해로 미뤄졌다.

김 위원장은 2차 북미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뒤 '가까운 시일 내' 서울을 찾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의지를 재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지고 나면 그 이후에 답방이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100주년인 3·1절에 두 정상이 서울서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준비 일정이 촉박해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답방시기는 3월 중순에서 4월 중순이 유력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미 정상은 이미 싱가포르에서 70년 적대의 역사를 씻어내는 첫발을 뗀 바 있다”며 “이제 베트남에서 더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의 발걸음을 내디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베트남은 미국과 총칼을 겨눈 사이지만 이제 친구가 됐다”며 “북한과 미국이 새 역사를 써나가기에 베트남은 더없이 좋은 배경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 일지]

△2018년 6월 12일=싱가포르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개최

△2018년 9월 10일=백악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김 위원장 네번째 친서 일부 공개…“김정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요청”

△2018년 9월 24일=트럼프 대통령, 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장소 조율 중이라고 밝힘.

△2019년 1월 1일=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신년사에서 “미국 대통령과 언제든 또다시 마주 앉을 용의” 언급.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으로 화답.

△2019년 1월 18일=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 이어 트럼프 대통령 면담. 백악관, 2차 북미정상회담 2월 말에 열릴 것이라고 발표.

△2019년 2월 6일=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 평양 방문해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2차 정상회담 실무협상 착수.

△2019년 2월 6일(현지시간 5일)=트럼프 대통령, 2월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