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2020년 양산 목표로 스마트폰용 LTPO 기술 개발

저온다결정실리콘(LTPS)과 옥사이드(산화물)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 저온폴리옥사이드(LTPO:Low Temperature Polycrystalline Oxide)가 2020년 스마트폰에 적용될 전망이다. 애플이 세계 주요 패널사에 개발을 요구한 새로운 TFT 기술 방식으로 구현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해 애플워치에 적용되는 등 상용화 길이 열렸다. 2020년에는 스마트폰에도 적용될 정도로 기술 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LTPO TFT 기술을 오는 2020년 출시하는 아이폰 신제품에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CES에서 개발 중인 LTPO 기술을 주요 디스플레이 관계자에게 소개하고 목표 양산 일정을 공유했다.

디스플레이 TFT 기술은 크게 아몰퍼스실리콘(a-Si), LTPS, 옥사이드로 구분된다. 아몰퍼스실리콘은 주로 보급형의 대·중소형 LCD에 적용된다. LTPS와 옥사이드는 프리미엄 기술로 분류된다. 각 기술 특성 때문에 LTPS는 스마트폰 패널에, 옥사이드는 노트북·태블릿과 대형 TV 패널에 주로 쓰인다.

LTPO는 전하 이동도와 안정성이 높은 LTPS의 장점과 TFT 균일성이 좋고 전류 누설이 적은 옥사이드의 장점을 한데 결합한 기술이다. 무엇보다 모바일 기기의 전력 소모를 크게 줄여줄 신기술로 평가받는다. 한 픽셀에 LTPS와 옥사이드를 동시 배치하는 형태로 설계한다.

전력소모가 줄면 대화면 스마트폰에서 같은 배터리 용량으로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사용시간을 늘리기 위해 배터리 밀도를 높이지 않아도 된다. 같은 소비 전력에서 더 큰 화면을 구현할 수 있어 대화면 풀스크린 트렌드에 부합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LTPO 기술을 적용하면 같은 화면 크기 스마트폰에서 사용시간이 기존 90시간에서 100시간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전력 소모를 5~15%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애플은 지난 2015년께 주요 패널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LTPO 개발을 요청했다. 기술 난도가 상당히 높아 패널사들이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꾸준한 연구개발 끝에 LTPO 기술은 지난해 애플워치에 처음 적용됐다. 애플은 애플워치4에 LTPO를 도입해 전력 효율을 높였다고 직접 밝혔다. LG디스플레이가 LTPO TFT를 개발해 애플워치4 패널을 공급했다.

애플워치4는 기존 본체 크기가 38㎜, 42㎜에서 각각 40㎜, 44㎜로 커졌다. 베젤리스 디자인으로 화면을 30% 이상 확대했다.

애플 아이폰용 OLED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을 목표로 LTPO TFT를 적용한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OLED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미 일정 수준 완성도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올 한 해 동안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내년 모델에 적용할 수 있다.

업계는 LTPO TFT가 중소형 OLED 시장에 새로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중국이 추격하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기술 격차를 벌일 수 있게 된다. 저전력을 구현한 기술이어서 폴더블 등 새로운 폼팩터에서 더 나은 사용자 경험도 제공할 수 있다.

LTPO 기술을 양산하려면 추가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더 많은 스텝의 포토마스크 공정이 요구되므로 초기 수율 하락과 공정시간 증가가 예상된다. 증착, 식각, 노광 등 공정에 걸쳐 장비·부품·소재 사용량이 증가하게 된다.

이 분야 한 전문가는 “LTPO는 기존 중소형 OLED 공정보다 약 20~30% 공정 스텝이 증가한다”며 “이에 따른 수율 하락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