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日 혼다도 뚫었다...2027년까지 56GWh 배터리 공급

중국 저장(Zhejiang)에 위치한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R&D센터.
중국 저장(Zhejiang)에 위치한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R&D센터.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로 부상한 중국 CATL이 일본 혼다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7일 로이터 등 외신 보도와 업계에 따르면 CATL과 혼다는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CATL은 혼다에 2027년까지 56기가와트시(GWh) 규모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토치기현에 있는 혼다 기술연구소 인근에 현지 사무소도 마련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전기차 모델에 CATL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아시아와 북미 지역에 판매되는 일부 전기차에 CATL 배터리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기존 하이브리드카(HEV)용 배터리를 파나소닉으로부터 주로 조달해왔다. 이번 협력을 통해 배터리 공급사를 다변화하면서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혼다는 2030년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해 세계에 판매되는 차량의 3분의 2를 친환경차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중국 시장에서도 첫 양산형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배터리 공급사인 파나소닉 외에 다른 배터리 제조사와도 협업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CATL 외에 다른 배터리 제조사와도 배터리 공급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ATL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CATL은 지난해 일본 요코하마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며 일본 배터리 시장 공략 채비를 갖추고 르노닛산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지난해 CATL은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로 부상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세계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25.2GWh를 출하해 23%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중국 자동차 제조사 외에도 BMW, 폭스바겐, 다임러 등 글로벌 제조사와 배터리 공급 계약도 잇따라 맺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정부 지원과 대규모 내수 시장에 힘입어 몸집을 키운 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면서 “특히 기술력을 갖춘 상위 업체 중심으로 글로벌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CATL은 가장 선두에 있는 업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