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SW넘어 메모리 반도체 개발 돌입

오라클이 전원 차단 시에도 데이터를 유지할 수 있는 지속형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들어갔다. 인공지능(AI)·머신러닝 기반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DB) 클라우드 서비스에 이어 하드웨어(HW) 기술력 확보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최근 방한한 앤드류 서덜랜드 오라클 수석부사장(SVP, 아시아태평양·유럽·중동·아프리카지역 시스템·기술 담당)은 “오라클이 오토노머스 데이터베이스(DB) 이후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앤드류 서덜랜드 오라클 아시아태평양·유럽지역 수석부사장(SVP). 오라클 제공
앤드류 서덜랜드 오라클 아시아태평양·유럽지역 수석부사장(SVP). 오라클 제공

서덜랜드 SVP는 “오토노머스 DB를 오라클 사업·기술 기조의 한 축으로 크게 유지하면서 HW 관점에서 새로운 혁신을 추가하는 것”이라면서 “지속형 메모리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속형 메모리 개발은 오라클 DB 개발 수장인 앤디 멘델슨 오라클 총괄부사장(EVP)이 지휘하고 있다.

DB 등 소프트웨어(SW)가 주력인 오라클이 개발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전원이 차단되더라도 메모리 내 데이터 휘발을 막아 가용성을 높인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공급을 넘어 데이터를 보관하는 메모리를 직접 개발, 고객 경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출시한 오토노머스데이터웨어하우스(ADW)와 오토노머스트랜잭션프로세스(ATP) 등 자율 운영 DB 솔루션 개발도 지속한다. 오라클이 기존에 제공해 온 SW에 AI를 접목, 데이터 중심의 단순 관리 작업 지원 방식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부문에서도 AI 활용을 확대한다. 오라클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앱)에 AI를 탑재, 자율운영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라클이 기존의 강점이 있는 DB 등 플랫폼 SW는 물론 전사자원관리(ERP) 등 앱에 AI와 머신러닝을 입히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오라클 자율운영 DB는 국내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차세대 해운물류시스템을 오라클 클라우드로 전면 구축하고 있는 현대상선을 비롯해 SK스토아, 큰사람, 바스랩 등 국내 40여개 기업이 오라클 자율운영 DB를 채택했다. 올 상반기에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이 완료되면 완벽한 2세대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과 데이터 주권 문제 해결로 서비스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덜랜드 SVP는 “AI 등 신기술 출현과 기술 진화로 데이터 관리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기업이 직접 데이터를 관리·이관하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