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실업률 격차에 국내 체감경기 '꽁꽁'..."상대 격차 줄여야"

세대 간 실업률 격차, 대·중소기업 간 격차 등으로 2014년 이후 체감경기가 계속 나빠졌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한국은행 김형석 차장과 심연정 조사역은 11일 한은 조사통계월보 1월호에 실린 '경제 내 상대적 격차에 따른 체감경기 분석'에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14년 이후에도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지만 상대체감지수는 지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상대체감지수는 업종별 소득 격차, 업종별 생산격차, 전체 취업자·청년 간 실업률 격차, 생활물가·소비자물가 간 격차, 기업 규모 간 가동률 격차 등 다섯 가지 변수를 가중평균한 체감 경기 지수다.

2014년 1분기 0.1에 달하던 상대체감지수는 2015년 1분기 마이너스(-) 0.2를 나타냈고, 2017년 3분기 〃0.8까지 하락한 후 2018년 3분기 조금 나아진 -0.6을 나타냈다. GDP성장률이 2015년 3분기 3%로 오른 후 2016년 2분기까지 '3%대 성장'을 유지한 것과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보고서에서는 세대 간 실업률 격차가 상대체감지수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실업률 격차는 금융위기 이후 상대체감지수 하락분 가운데 마이너스 기여도가 -0.115로 가장 컸다. 15∼29세 청년 실업률, 전체 실업률 격차가 더 벌어지며 2015년 이후에는 마이너스 기여도가 -0.221로 더 확대했다.

대·중소기업 간 가동률 격차 확대도 상당 비중 기여했다.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진행되며 주요 업종은 부진한 데다 주요 대기업의 해외 생산 기지 이전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상대체감지수 하락에의 기여도는 2015년 이후 〃0.159로 실업률 격차 다음으로 컸다.

업종별 생산격차도 체감경기를 꾸준히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업황 수준을 과거 장기 평균과 비교한 결과,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업종 업황이 과거 추세적 수준까지 회복되지 못하며 업종별 생산격차가 확대됐다.

연구진은 “체감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경기 대응 노력도 필요하지만 경제 주체 간의 상대 격차 축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며 “청년층 고용 개선과 대·중소기업 간 균형 발전, 미래지향적인 산업 구조조정에 의한 업종 간 생산격차 완화 등 상대적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