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가전유통 오프라인 매장 변화...핵심은 '프리미엄, 체험, 온오프결합'

LG전자가 논현동에 마련한 LG 시그니처키친스위트 쇼룸
LG전자가 논현동에 마련한 LG 시그니처키친스위트 쇼룸

가전유통 오프라인 매장들이 변신한다. 과거 매장 수 확대 경쟁에서 탈피해 프리미엄 매장 구축 경쟁을 벌인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초대형·프리미엄 매장으로 전환이다. 매장을 찾은 고객이 더 편안하게 매장을 둘러보고, 원하는 제품을 언제든 체험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다. 특히 더 많은 소비자가 매장을 찾도록 하는 것을 넘어 온라인으로 돌아선 소비자까지 다시 매장을 찾도록 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변화는 선택 아닌 필수…프리미엄 매장 전환

그동안 가전유통 매장은 양적 확대를 추진해왔다. 전국 곳곳에 매장을 경쟁적으로 늘렸다.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에 가전유통 매장이 자리잡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같은 양적 확대를 통해 매장 수도 급격히 늘었다.

매장 수를 보면 가전유통 업계 1위인 롯데하이마트는 전국 매장 수가 460개를 넘어섰다. LG베스트샵은 한때 500개에 육박했으나 현재는 450여개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디지털프라자는 300여개, 전자랜드는 120여개 매장을 전국에 보유했다.

하지만 경쟁적인 매장 수 확대로 오프라인 매장은 포화 상태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유통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가전유통 시장에 변화가 시작됐다. 과거에는 고가인 가전제품은 온라인 구매 비율이 낮았으나, 최근엔 가전제품 역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위메프가 발표한 3년간 대형가전 판매 추이를 보면 대형가전 판매액이 3년 전인 2015년보다 1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고 544%, 세탁기 301%, 에어컨 147% 판매가 늘었다. 대형 가전 매출 비중도 늘어나 지난해 위메프 매출 상위 10개 제품 중 절반이 넘는 6개를 차지했다.

온라인으로 고객이 빠져나가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었고, 매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위기를 느낀 가전유통 오프라인 매장은 변화에 나섰다. 물리적으로 신규 매장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양적 확대 대신 질적인 확대를 모색했다.

고객이 다시 매장을 찾도록 프리미엄 매장으로 변신을 시작했다. 매장 면적을 확대하고, 전시보다 체험 위주로 방향을 전환했다. 온·오프라인 연계 전략을 통해 매장에서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체험형 전시로 고객 유인

롯데하이마트 '옴니스토어', 삼성디지털프라자 '메가스토어', 전자랜드 '파워센터' 등 대형 프리미엄 매장이 기존 매장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체험'을 꼽을 수 있다. 기존 가전 매장은 많은 제품을 볼 수 있도록 진열했다. 하지만 최근 구축하는 프리미엄 매장은 보다 넓고 쾌적한 전시 공간에서 제품을 실제 사용하는 것처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디지털프라자는 메가스토어 제품 전시공간을 각 제품을 실제 사용하는 공간처럼 꾸몄다. 예를 들면 QLED TV 전시공간을 거실처럼 꾸미고,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셰프 컬렉션 빌트인 체험존은 실제 주방 인테리어와 결합한 전시로 고급스런 주방처럼 구축했다. 드레스룸처럼 꾸민 곳에 에어드레서와 건조기 등을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하이마트 옴니스토어는 가전 제품 종류와 특징에 따라 헬스앤뷰티존, 사물인터넷존, 빌트인존 등으로 특성화하고, 제조사와 협력해 브랜드 전용관도 운영한다. 각 전시공간에서 고객들은 제품을 직접 사용하고, 시연을 볼 수 있다. 청소기 전시 존에서 다양한 크기의 먼지나 쓰레기를 뿌려놓고 성능을 체험해 보는 것 등이 가능하다.

고객이 편안하게 매장을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공통적인 특징이다. 매장 곳곳에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도서 등을 비치해 책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한 매장도 있다. 옴니스토어는 더 많은 고객이 매장을 찾도록 매장 1층에 카페를 마련하기도 했다. 삼성디지털프라자도 멤버십 고객에게 커피를 제공한다.

가전유통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 휴식 공간을 확대하는 것은 고객을 매장으로 유치하고, 매장을 찾은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면서 “방문고객 수와 고객당 체류시간 증가는 궁극적으로 매출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