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팰리세이드 생산 확대…“출고기간 6개월 이상 단축”

현대자동차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생산량 확대에 나선다. 이에 따라 9개월부터 최대 12개월까지 예상되던 출고기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다만 4월부터 북미형 모델 생산을 시작하고, 계약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출고 지연은 상당기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제공=현대자동차)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협의를 거쳐 최근 설 연휴 이후 팰리세이드 생산량 확대로 뜻을 모았다. 팰리세이드는 스타렉스와 함께 현대차 울산4공장에서 생산된다. 월 평균 1만2000대 생산하는 울산4공장은 현재 '2:1'인 스타렉스와 팰리세이드 생산 비중을 '1:1'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다.

팰리세이드 생산 확대는 출고 지연에 따른 고객 불만이다. 현재 팰리세이드 출고량은 12월 1908대, 1월 5903대 등 총 7811대에 불과하다. 팰리세이드는 누적 계약이 5만대에 이르면서, 트림·옵션에 따라 최대 1년 가까이 기다려야 출고가 가능했다. 비인기 트림의 경우 한 달 정도면 출고할 수 있지만, 인기 트림의 경우 평균 9개월 가량 기다려야 했다.

울산4공장은 크리스마스 이전 계약 모델에 대해 이달 3월 전까지 출고를 완료한다. 계약 시점에 따라 1~4개월 가량 출고 시점이 단축되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이후 계약 물량의 경우 당초 올 4분기에서 4월로 출고를 앞당기고, 연말 물량은 5월 출고를 목표로 한다. 20인치 타이어도 기존 '미쉐린' 단독 적용에서 '브릿지스톤'까지 추가해 수급을 늘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증산 합의로 올 연말, 내년 초 출고가 예정됐던 고객들에게 올 상반기, 올 하반기까지 차량을 인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DB)
(전자신문 DB)

하지만 올해 계약한 고객의 경우 여전히 연내 출고가 불투명하다. 현대차는 4월까지 2만5000대 이상을 출고할 계획이지만, 누적 계약 물량의 절반에 불과하다. 4월 이후에는 북미형 팰리세이드 생산을 시작해, 국내 출고 가능 물량이 절반으로 줄게 된다. 이는 증산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신규 계약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2분기 이후 계약 물량은 출고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출고 적체로 이탈 고객이 늘어날 것에 대해 우려한다. 아직까지 국내에 마땅한 경쟁모델이 없지만, 하반기부터는 동급 신모델이 등장한다. 한국지엠은 올해 대형 SUV '트레버스'를 출시한다. 포드 역시 하반기에 신형 '익스플로러'를 출시할 계획이다. 4분기에는 제네시스 첫 번째 SUV 'GV80'까지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스타렉스는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생산량을 줄이면서 팰리세이드 생산 물량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기에 당분간 추가적인 증산은 힘들 것”이라며 “다만 소비자 이탈을 방지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노사가 함께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