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메이커스페이스 사업, 확 뜯어 고쳐야

한국창의재단에서 주관한 메이커스페이스 구축 사업이 창업진흥원으로 넘어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창업진흥원에 메이커 스페이스 관련 업무를 추진할 부서를 신설하고 인력을 충원, 3월 1일부로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7년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면서 관련 업무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넘어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메이커스페이스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메이커 활동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업이다.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은 그동안 담당 기관을 놓고 혼란이 심했다. 중기부 이관이 예정됐지만 창의재단이 여전히 의욕을 보인다는 소문이 많아 혼선을 빚었다. 이번에 확실하게 업무 정리를 끝내면서 불필요한 오해는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왕 입장 정리가 끝났으니 창업진흥원에 제대로 안착하도록 중기부 관심은 물론 두 기관 간 협조가 절실하다. 4년 동안 창의재단에서 진행한 사업인 만큼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연착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도 이 기회에 메이커스페이스 사업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업 기지로 갈 것인지 새로운 제조업 혁명을 위한 창작 공간으로 활용할 것인지 정리가 필요하다. 과기정통부에서 중기부로 넘어온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를 고려해 위상과 역할을 새로 확립해야 한다. 사실 창의재단 주도의 메이커스페이스 사업 평가는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창업진흥원으로 넘어갔다고 해서 크게 기대도 하지 않는 게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선입관을 불식시키려면 담당 부처부터 확실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메이커스페이스는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 '경제 챙기기' 일정으로 방문한 공간이다. 때맞춰 중기부는 올해 '제조업 부흥'을 기치로 예산 286억원을 투입, 60여곳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오는 2022년까지 전국에 350여개 메이커스페이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관과 맞물려 사업 성과를 면밀히 따져 보고 방향을 정립하는 게 중요하다. 침체한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실질적인 '메이커스'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