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56>직원이 성과급에 반응하지 않는 이유

스타트업은 어떤 기업보다 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많은 창업가는 창업 초기 제품뿐만 아니라 회사 구성원으로 하여금 애사심을 고취하고, 회사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심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많은 창업가가 즐겨 사용하는 방식이 인센티브 지급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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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 형태 급여체계는 단순 고정급 급여체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회사는 능률급 지급 시 더 높은 급여를 줘야 함에도 능률급 급여 체계를 적극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이는 능률급을 도입해 근로자들에게 보다 열심히 일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회사에도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주변에서 능률급 제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목격하곤 한다.

이런 상황은 능률급을 통한 인센티브 원리가 성립하지 않은 업무에 적용됐기 때문이 아니다. 인센티브 원리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센티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구성요건 중 하나는 인센티브로 제공되는 반대급부가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소 수준인 역치 이상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점이다.

원래 역치(threshold value)란 생물학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외부 자극에 대해 특정한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자극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이때 반응을 유발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의 세기가 역치다. 다시 말해 역치보다 낮은 수준의 자극을 받는 경우 아무런 반응이 유발되지 않는다.

인센티브 역시 마찬가지다. 인센티브가 근로자에게 경제 유인으로 작용해 근로자 생산성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최소치인 역치 이상의 경제적 반대급부가 제공돼야 한다. 쉽게 말해 너무 적은 수준의 성과급 내지 능률급을 지급할 경우 이는 아무런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다. 예상 외로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이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간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회사 관리자 내지 최고경영자(CEO) 중에서는 우리 회사 직원은 성과급을 지급해 준다고 해도 열심히 일하려 드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경우 혹시 회사가 지급해 주겠다는 성과급 수준이 직원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만큼의 유의미한 수준에 못 미치는 건 아닌지, 혹은 추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직원이 투여해야 할 노력에 비해 보상이 적은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만약 회사에서 제시한 능률급 수준이 고정급에 비해 큰 차이가 없을 경우 아무도 이런 능률급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해당 직원이 숙련공이라면 아예 다른 직장을 찾아 떠날 수도 있다. 숙련공의 경우 비숙련공에 비해 능률급 지급 비율이 올라가면 이로 인해 추가로 받는 급여가 더욱 많을 수 있다. 따라서 낮은 수준 성과급을 적용할 경우 숙련공이 비숙련공보다 크게 반발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금 이 순간 회사 구성원이 인센티브 제공에 남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스타트업 기업이 있다면, 직원에게 제시한 인센티브 수준이 유의미한 수준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 보기 바란다.

박정호 KDI 전문연구원 aijen@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