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경쟁력'만 고려하자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가 조만간 잠정 확정된다.

2028년까지 10년간 120조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과 소재·부품·장비를 포함한 생태계 고도화를 위해 결정을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듯하다.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특별물량으로 배정해 수도권 공장총량규제를 푸는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공장총량규제를 받는다.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면 특별물량 형태로 배정해야 하는데, 이를 정부가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경제장관회의에서 결론이 도출되면, 이 안건은 수도권정비위원회로 넘어가 최종 결정된다.

이번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를 놓고, 지자체별로 유치 경쟁이 뜨겁다. 클러스터 유치가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치열한 유치전도 이해가 간다. 특히 수도권 규제 형평성 문제나 정치적 이해관계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다.

그러나 이번 클러스터 부지 선정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결정요소는 SK와 우리나라 반도체산업 경쟁력이다. 우수 인재가 근무할 수 있는 곳, 연구개발과 생산시설이 함께 있을 수 있는 지역, 또 전기·용수 등 인프라가 갖춰져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 있는 점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조선, 철강 등 상당수 우리 주력산업은 이미 중국의 추격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

반도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중국이 최근까지 막대한 자금력으로 국내 반도체 부품·소재·장비 기업과 인수합병을 시도하거나 고급 기술·연구인력을 영입하는 등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 갈등으로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결국 메모리 반도체 시장 경쟁구도는 시간문제다.

반도체마저 흔들리면 국가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어떤 논리로도 투자를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는 결정이 발 빠른 투자로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