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S, 공공 최대 UI·UX 사업 "경쟁 없이 32억원 규모 일방구매"

KERIS, 공공 최대 UI·UX 사업 "경쟁 없이 32억원 규모 일방구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30억원 규모 소프트웨어(SW) 구매 사업을 업체 경쟁 없이 일방 구매해 구설수에 올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ERIS는 차세대 에듀파인 사업에 도입할 이용자환경(UI)·이용자경험(UX) 솔루션을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 일괄 구매했다. 문제는 이번 UI·UX 제품 규모가 최근 국내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인 32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업계는 최대 규모 사업임에도 경쟁 절차 없이 일방 구매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한다.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은 공공 구매 담당자의 제품 구매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사이트다. 구매 담당자는 종합쇼핑몰에서 원하는 제품을 검색해 구매한다. SW를 비롯해 섬유, 시멘트, 에너지절약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KERIS 차세대 에듀파인 구매팀은 종합쇼핑몰에 등록한 SW 목록에서 원하는 제품을 선택해 구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실제 최근 금융과 공공기관 UI·UX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A 금융사 10억원대 프로젝트였다. 공공은 최대 5억원을 넘지 않는다. KERIS 에듀파인 차세대 UI·UX 사업은 최근 5년 사이 국내 최대 프로젝트로 꼽혔다. 이 때문에 지난해 사업 발주 시기와 경쟁 방식을 놓고 업계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사전 공고 없이 KERIS 구매팀이 종합쇼핑몰에서 32억원 규모로 A 제품을 구매하면서 업계 원성이 높아졌다.

KERIS는 “법에 정해진 정당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제품 구매를 추진했다”면서 “구매 제품 외에 타 회사 제품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고 답했다. 이어 추후 진행하는 SW 제품 구매도 쇼핑몰에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공공이 종합쇼핑몰 구매 방식을 취하더라도 통상 사전에 관련 업체 대상 제품 설명회 등을 거친다고 주장한다. KERIS는 30억원대 최대 규모 SW구매 사업에 제품 설명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호소한다.

A 업체 대표는 “과거 오피스나 단일 품목 SW 제품 구매에서 최근 UI·UX도 1억원 미만 사업이면 종합쇼핑몰에서 구매하는 사례가 종종 나온다”면서도 “종합쇼핑몰 구매 방식이더라도 최소한 관련 제품 사업자별로 제품 설명회나 제품 간 비교할 기회를 제공하는데 KERIS 같은 경우는 공공에서 처음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KERIS가 수십억원대 제품을 쇼핑몰에서 구매 가능했던 것은 제3자단가계약으로 쇼핑몰에 올라온 제품에 대해서 금액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수십억원대 SW 구매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업계는 종합쇼핑몰 제도가 공공 행정 편의성만을 높이고 업계 공정 경쟁 기회를 박탈하는 제도로 변질돼선 안된다고 요구한다.

B 업체 대표는 “KERIS 에듀파인 사업 외에도 공공 부문 차세대 사업이 많이 예상되고 대부분 SW 분리발주 형태로 진행되다보니 종합쇼핑몰을 이용하는 경우가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최소한 제품 설명회나 경쟁 기회를 제공해 공정한 제품 선정이 이뤄지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