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영화 '극한직업' 흥행 이유는?

영화 〈극한직업〉이 1453만 명(2월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관객을 모으며 역대 흥행 2위를 달리고 있다. 많은 사람이 예상하지 못했던 흥행, 예상했던 사람들의 예측조차 뛰어넘은 흥행의 이유는 무엇일까? 코미디에 집중해 이념과 신념에 매몰되지 않고 자유롭게 웃을 수 있기에 많은 사람이 관람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다. 경쟁작이 없었다는 점, 직업 애환을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공감하게 만들었다는 점, 연기 구멍이 없다는 점과 함께 불편할 수 있는 격투신에서 음악을 활용해 완충하는 이병헌 감독의 마력이 발휘됐다는 점 또한 짚고 넘어갈 포인트이다.

영화 극한직업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극한직업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 코미디에 집중한 영화! 이념과 신념에 매몰되지 않고 자유롭게 웃을 수 있다

〈극한직업〉은 코미디에 집중했다. 꾸준히 터지는 재미 요소가 영화 곳곳에 배치돼 있다. 힘을 뺐고 이념과 신념에 매몰되지 않았기에 자유롭게 웃을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한 흥행 포인트이다. 시각적 볼거리를 포기하지도 않았는데, 어설픈 반전보다 감정선을 유지하는 데 집중해 스토리텔링을 진행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 경쟁작이 없다, 무겁고 진지한 영화에 지친 관객들에게 숨 쉴 기회를 줬다

설 연휴 전인 1월 23일에 개봉했는데, 설에 흥행 대작 영화 개봉이 없었고 그나마 선방한 〈알리타: 배틀 엔젤〉 또한 설 연휴 마지막에 개봉해 특수에 동참하지 않았다. 그간 무겁고 진지한 영화가 연거푸 흥행 실패하면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관객이 선택했다는 점이 〈극한직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공감하게 만든, 직업의 애환

자영업자, 마약단속반 형사 등 어떤 직업이라고 각자 나름대로의 애환이 있다는 점을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관객이 공감할 정도까지 공유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통닭이 정서적인 공감을 줬고 '수원왕갈비통닭'이라는 신선함이 평범함을 넘어선 집중력을 발휘했다.

영화 극한직업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극한직업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 연기 구멍이 없어, 관객은 편하게 코미디를 즐길 수 있다

〈극한직업〉에는 연기 구멍이 없다. 류승룡을 다시 대세 배우로 등극했고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신하균, 오정세, 김의성 등 출연 배우들이 모두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 구멍 없는 연기력에 관객은 몰입한 그대로 즐기면 됐기 때문에 편하게 코미디를 즐길 수 있다.

◇ 불편한 장면을 음악으로 완충하는, 이병헌 감독의 마력

영화에서 결투신을 비롯한 장면은 어떤 관객에게는 통쾌한 시간이지만 또 다른 관객에게는 불편한 시간일 수 있다.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에서 이런 장면을 음악과 함께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연출해 불편함을 완충한다. 많은 사람이 거슬리지 않고 볼 수 있도록 하는 선택에 있어 탁월함을 발휘한 것이다. 감독의 전작 영화 〈스물〉과, 이 감독이 각색을 맡은 강형철 감독의 영화 〈써니〉에서와 같은 연출법인데, 관객 마음을 배려하면서 흥행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천상욱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