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동전택시와 타다

김시소 기자
김시소 기자

“시장도 다르고 기준도 다른 신산업 업체를 괴롭히는 일은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택시기사들로부터 고발 당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긴 소회다. 쏘카 자회사가 운영하는 타다는 11인승 승합차로 운송서비스를 한다. 운수사업법이 허가한 합법 영업이다.

이에 앞서 택시단체는 카카오가 참여하고 있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타다와 풀러스도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서비스를 중단하고 논의에 참가하라는 이야기다. 이런 주장 직후에 벌어진 타다 고발 사태는 택시업계가 지나치게 이기적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30대 승객과 시비가 붙었다가 스트레스성 심근경색으로 숨진 70대 택시기사 사건은 많은 사람의 공분을 샀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30대 승객은 목적지를 묻는 기사에게 욕설과 반말을 했다. 승차요금을 내라는 말에 동전을 집어던지고, 쓰러진 기사를 보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기사는 쓰러지기 직전에 승객에게 “열심히 살려는 사람에게 왜 욕을 하냐”는 말을 했다. 승객의 도를 넘은 행동에 괴롭히지 말라는 항변을 한 것이다. 청와대 청원에는 승객을 엄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았다.

타다를 고발한 택시업계나 기사에게 욕설을 퍼부은 승객, 이 두 사례는 상식을 벗어난 공격성은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역풍을 맞지 않으면 다행이다.

상대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대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타협은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택시업계는 대타협 테이블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도리다. 대타협 기구에 대한 불신과 한계 지적이 사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많은 원인이 택시업계에 있다. 이익단체를 이끄는 지도부는 이 기구가 멈추면 발생할 막중한 책임에 대해 무게감을 느껴야 한다.

카카오는 카풀 사업을 백지화할 수 있다고까지 공언했다. 택시업계가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라면 시간 끌지 말고 파투를 선언하는 게 낫다. 어차피 혁신은 방향이 아닌 속도 문제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