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경력 개발자 모시기...지속적 채용 노력 일환

내달 7일 사업 전 분야 '리크루팅' 행사...국내 정책 부합하지만 인재 유출 우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구글코리아.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구글코리아.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구글이 한국에서 대규모 경력 개발자 공채에 나섰다. 우리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합하는 움직임이지만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경영진은 핵심 인력 유출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구글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다음 달 7일 서울 강남에서 리크루팅 행사를 연다. 이직 플랫폼 원티드와 공동 개최한다. 이번 공개 채용은 경력직만 지원이 가능하다. 오후 7시부터 행사를 시작해 퇴근 후 참석이 가능하다. 채용 분야는 프런트엔드, 백엔드,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크롬, 안드로이드, 리눅스, 머신러닝 등 사실상 구글 사업 전 분야다.

지원자가 프로필을 작성해서 제출하면 구글은 별도 과정을 거쳐 뽑은 인원만 이벤트에 초대한다. 구글은 약 2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사전 과정을 거치는 만큼 선발된 인원은 입사 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은 이번 채용을 알리기 위해 광고도 시작했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코리아가 경력자 채용을 위해 외부에서 공개 이벤트를 여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사전에 선발한 인원 대상으로 각 분야 업무를 설명하고, 회사와 채용 절차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 정보를 제공하는 크레딧잡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2월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약 330명이다. 평균 연봉은 약 9400만원으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최고 수준이다.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은 물론 쿠팡·위메프 등 유통플랫폼,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등 게임 업체에서 상당수 인력이 구글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30대 현업 개발자는 “채용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라고 들었다”면서 “구글은 개발자라면 모두 한 번쯤 꿈꾸는 직장이기 때문에 지원자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IT업체 한 관리자급 개발자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이번 구글 채용이 화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인력이 이동하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구글은 그동안 한국 시장 사업 규모에 비해 채용을 덜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2017년 국정감사에 출석해 “구글은 국내에서 세금을 안 내고, 고용도 안 하며, 트래픽 비용도 안 낸다”고 답변했다. 이른바 '역차별론'이다. 구글은 곧바로 “세금과 트래픽 비용을 내고 있고, 고용도 수백명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개발자 확보는 최근 IT업계 공통 고민이다. 특히 게임, 인터넷은 글로벌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가 경쟁하는 시장이 다르지 않다. 구글은 올해 네이버의 유럽 연구개발(R&D) 거점인 프랑스 네이버랩스 지근 거리에 AI연구소를 개소할 계획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사업은 국경이 무의미한 글로벌 경쟁이고, 인력 시장도 마찬가지”라면서 “국내에서 성장한 대형 업체들은 처우, 복지 등에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