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심장박동기 수명을 두 배로' KETI, 인체삽입형 자가발전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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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심장박동기를 보다 오래 쓸 수 있게 하는 기술이 국내 개발됐다.

전자부품연구원(KETI)은 진동·마찰 기반의 인체삽입형 웨어러블 자가발전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기술은 기존 배터리를 전력원으로 사용하던 인공심장박동기에 인체 운동에너지를 이용한 자가발전 및 저장 기능을 접목한 것이 골자다.

KETI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5~10년인 심장박동기의 수명을 10~20년 수준으로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인트주드메디컬의 상용 심박동기(왼쪽)와 KETI가 개발한 시제품
<세인트주드메디컬의 상용 심박동기(왼쪽)와 KETI가 개발한 시제품>

국내 심장박동 이상 환자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스트레스, 비만, 선·후천적 이상 등으로 2017년 기준 20만명에 달한다.

대한심장학회 부정맥연구회에 따르면 국내 인공심장박동기 수술 건수는 2007년 2000여명에서 2013년 4000여명으로 늘고 있다.

문제는 심장박동기의 교체주기다. 배터리 수명이 5~10년에 불과해 주기적인 교체시술이 필요했다.

인공심장박동기의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무선주파수(RF)를 활용한 무선충전기술과 근섬유·장기 기반 에너지충전기술 등이 연구됐다.

하지만 RF 무선충전의 경우 MRI 등 다른 의료장비로 인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해킹 가능성도 있다.

근섬유나 장기 기반 충전의 경우 소자와 신체조직 간 유착, 고형화로 지속적인 동작에 한계가 있다.

KETI 김동순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인체 움직임과 외부진동 등 불규칙하게 생성되는 마찰전기 기반의 미소전력을 수집, 충전, 활용한다. 시간당 1밀리와트(mW) 수준으로 발전이 가능해 인공심장박동기를 오래 쓸 수 있게 했다.

KETI는 동물을 이용한 전임상시험으로 유효성과 안정성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또 인체에 무해한 티타늄으로 만들어 현재 시판 중인 심장박동기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안 우려도 해소하기 위해 체내 이식형 통신기술(MICS)에 맞춰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황태호 KETI SoC플랫폼연구센터 센터장은 “심장박동기는 보스톤사이언티픽 등 상위 3사가 세계 85%를 점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현재 100% 해외 의존하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환자의 편의를 도모할 뿐 아니라 국내 불모지였던 심장박동기 시장을 개척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에는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나눔테크, 연세대학교 의공학과, 한밭대학교가 함께 참여했다.

이번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선정한 2018년 국가 R&D 100대 우수 과제에 선정됐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