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 美 의약품 시장 열린다..韓 복제약 출격 준비

셀트리온 연구진이 바이오 의약품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셀트리온)
셀트리온 연구진이 바이오 의약품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셀트리온)

올해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만료가 줄을 이으면서 미국에서만 22조원에 달하는 시장이 새롭게 열린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계는 특허만료에 맞춰 판매허가 획득 후 시장 출격 채비를 마쳤다. 세계 최대 미국 시장을 둘러싼 복제약 경쟁이 본격화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로슈 '리툭산' '허셉틴', 화이자 '리리카' 등 블록버스터 의약품 10여종 특허가 만료된다. 하반기 이들 복제약이 대거 미국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시장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허만료를 앞둔 의약품 중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항암제 3종 아바스틴, 리툭산, 허셉틴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매출 톱10 의약품 중 5~7위에 오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세 제품 매출만 합쳐도 약 21조6000억원에 달한다.

세 제품 특허가 상반기 중 만료되면서 복제약 침투도 채비를 마쳤다. 특히 글로벌 매출 절반 이상(약 11조2000억원)이 집중된 미국시장을 겨냥한 업계 경쟁이 본격화된다.

항암제 3종 복제약은 국내 기업이 주도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리툭산(트룩시마), 허셉틴 바이오시밀러(허쥬마) 판매허가를 받았다. 이르면 올해 출시가 예상된다. 특히 트룩시마는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로는 유일하게 FDA 허가를 받아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 FDA 허가를 받았다. 양사는 이미 유럽에서 셀트리온, 암젠, 화이자 등과 유방암 치료제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어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속도를 높인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팀장은 “로슈의 바이오시밀러 3종은 올해 하반기 미국시장 출시가 예상되는 가운데 오리지널 제약사와 바이오시밀러 업체 간, 바이오시밀러 업체간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상된다”면서 “특히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 레이케이드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로 두 번째 시장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진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진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화이자가 개발한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 '리리카'도 6월 특허가 만료된다. 지난해 말 특허만료가 예상됐지만 FDA가 미국시장에 한해 소아 뇌전증에 독점권을 인정, 6월까지 연장됐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만 4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뒀다.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중 리툭산에 이어 미국 매출 2위에 해당한다. 관련 제네릭은 CJ헬스케어, LG화학, 대웅제약 등 국내 제약사도 국내에 출시했다.

GSK 천식치료제 '애드베어'도 올 초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지난 달 미국 시장에 제네릭이 출시됐다. 다국적 제약사 밀란은 미국에서 애드베어 보다 70%나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펼친다. 지난해 기준 애드베어 미국 매출은 약 1조5000억원이다.

이 밖에 길리어드 C형간염 치료제 '엡클루사' '하보니', 엘러간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스타시스' 등도 특허 만료가 돌아온다.

올해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대거 특허만료를 앞두면서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도 활기를 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의료비 절감 등을 이유로 복제약 장려정책을 펼치면서 우리 기업도 기회가 확대된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대표적이다. 오리지널 의약품 회사와 특허 분쟁 해결, 제품별 판매 전략 등이 관건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물질특허가 만료되더라도 다른 강력한 특허가 걸릴 경우 출시가 다소 지연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바이오시밀러 업체가 주도했던 자가면역질환과 달리 항암제는 약품 교체에 보수적인 면을 어떻게 해소할지도 과제”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