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옴, 전력 손실 없는 '전류 검출 센서'로 고부가가치 시장 도전장

로옴 전류 검출 센서 BM14270MUV-LB. <사진=로옴 주식회사>
로옴 전류 검출 센서 BM14270MUV-LB. <사진=로옴 주식회사>

일본 반도체 기업 로옴이 데이터센터, 태양광발전 시스템 등 산업 현장용 전류 검출 센서를 선보인다. 신제품은 전류가 흐르는 배선에 닿지 않으면서도 전력을 검출할 수 있어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로옴세미컨덕터코리아는 MI(마그네토-임피던스) 소자 기술을 활용해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력 검출 센서 'BM14270MUV-LB'를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전력 검출'은 배터리로 운영되는 기기의 전력 상황을 검토하거나, 자동차·로봇 등 모터로 동작하는 기계의 전류 발생량을 검토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번에 출시한 센서의 특징은 '비접촉'으로 요약된다. 통상적으로 전류 검출 센서는 전류가 흐르는 배선 내에 센서를 장착해야 했기 때문에, 검출 과정 중 전력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로옴은 자기장을 검출하는 MI 센서 기술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활용해 전력 손실이 거의 없도록 설계했다. 자기장 원리로 배선과 닿지 않고도 전력을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MI 소자는 지자기 검출 소자 1세대인 홀 방식보다 감도가 1만배 이상 높고 검출 영역대가 넓어져 산업용으로 적합하다. 소비 전력도 기존 제품에 비해 100분의 1 수준으로 낮아 제품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칩의 크기는 업계 최소 사이즈(3.5×3.5㎜) 인데다, 외부 노이즈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까지 탑재했다. 고객사가 제품 설계를 수월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로옴 측의 설명이다.

이 제품은 오는 2월부터 개당 1000엔의 샘플 칩을 출하했고, 7월 경 월 10만개 생산 체제로 양산을 시작한다. 일본에서는 태양광발전 기업 등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시장 조사를 마친 뒤 프로모션에 뛰어들 계획이다.

로옴세미컨덕터코리아는 그동안 생활가전, 모바일 제조업체에 전류 검출 센서를 주로 공급해왔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서버, 태양광발전 시스템 산업 현장에서의 사물인터넷(IoT) 붐과 고부가가치 센서 수요를 보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동필 로옴세미컨덕터코리아 상무는 “최근 중국 IT 제조업체 성장으로 소비자(컨슈머) 제품 가격 경쟁 심화해 로옴 매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라며 “컨슈머 시장보다는 고부가가치 시장인 산업용, 자동차용 센서 시장에 집중하려고 조직 개편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시야마 히데키 로옴 LSI개발본부 과장은 “이번 산업용 전력 검출 센서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5년 내에 센서 시장에서 최대 30% 점유율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