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중국 VS 미국 블록체인 전쟁...승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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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꽃' 블록체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 육성을 전폭 지원하는 중국과, 혁신 스타트업 생태계와 우수 정보기술(IT) 및 금융 인프라로 무장한 미국의 충돌이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 전반에 열기를 불어 넣고 있다. 특히 과거 한 분야에서 미국이 앞서 나가면 중국이 이를 뒤쫓던 추격전 양상과 달리, 양국이 사실상 동일한 출발점에서 경쟁을 시작한 첫 차세대 먹거리라는 점에서 큰 관심이 쏠린다.

◇ROUND 1. 생태계 조성 '무승부'

미국과 중국의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는 사실상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IT 전통 강국인 미국은 투자 기관, 대기업, 스타트업 등 민간이 생태계 구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생 산업이라 할 수 있는 블록체인에서도 주도권을 선점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세계 블록체인 프로젝트 상위 100위 중 미국계 프로젝트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투자자에도 세콰이어캐피탈, 유니온스퀘어벤처스 등으로 미국계 대형 벤처캐피털이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다. 다만 지난 1~2년간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규제에 무게를 싣기 시작하면서 민간 대 정부의 대립 구조가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반면 중국은 정부 중심으로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17년 블록체인 육성 가이드라인을 발표, 블록체인을 투자 수단이 아닌 '기술'로 분류하고 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연구소 설립, 항저우, 광저우 등 지역 블록체인 지원 재정 펀드 조성 등 구체적 조치가 단기간 내 이어지며 산업 고성장의 기반이 다져졌다는 평가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블록체인 산업이 한국과 비교해 최소 반년에서 1년 정도 앞서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한 미·중 양국 생태계의 노력은 수치로도 가시화되고 있다. 유럽 소재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털 아웃라이어벤처스에 따르면 2018년 4월 기준 세계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1030개로, 이 중 미국계 스타트업 비중은 32.5%(379개)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19%(226개)를 기록하며 미국에 이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합치면 세계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ROUND 2. 글로벌 오픈소스 기여도 미국 '승'

오픈 소스 기여도는 미국이 앞선다. 오픈소스란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공개된 소프트웨어의 설계도, 즉 소스코드를 말한다. 풍부한 오픈소스는 개발자들의 참여와 다양한 응용 서비스 등장의 기반이 된다. 중국 유력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블록체인 오픈소스 프로젝트 수는 1728개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전년 대비 약 300개가 감소한 527개로 미국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각 블록체인 기술 카테고리 별 오픈소스를 봐도 미국의 우위가 뚜렷하다. 미국은 스마트컨트랙트, 보안 기술, 디지털 신원 인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자체 기술 개발 플랫폼 수에서 미국에 크게 못 미친다. 현지 분석 기관에 따르면 중국 블록체인 기술 개발 플랫폼의 80% 이상이 해외 오픈소스 플랫폼을 사용했거나 파생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중국은 최근 몇 년간 CITA, Bubichain, BROP, BcoS, ChainSQL 등 자체 플랫폼을 출시하며 체면 지키기에 힘쓰고 있다.

오픈소스 플랫폼 개발 및 참여를 통한 블록체인 생태계 형성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간 개발, 협력, 제휴를 위해 구성된 글로벌 컨소시엄도 잇달아 생겨나고 있다.

글로벌 컨소시엄의 경우 미국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글로벌 3대 기업용 블록체인 컨소시엄으로 꼽히는 코다의 R3 블록체인 연맹, 리눅스재단의 하이퍼렛저, 이더리움 기반 기업형 블록체인 기술 협력체 이더리움 연맹 모두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주요 참여 기업 대부분도 IBM, 인텔, JP모건, 시스코 등 미국계 글로벌 기업이다.

◇ROUND 3. 특허 출원 중국 '승'

반면 블록체인 특허 출원 측면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압도한다.

중국 정보통신연구원 산하 트러스티드 블록체인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까지 공개된 블록체인 특허 신청 수는 총 8996건이다. 이 중 중국에서 신청된 수는 4435건으로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점유율 세계 1위로, 아시아 전체 신청의 85%를 차지하는 규모다. 동시에 블록체인 특허 출원 수 기준 세계 상위 20개 기업 중 15개가 중국 기업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206개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인 차이나 유니콤이 106개로 5위를 차지했다. 인터넷 보험 기업인 핑안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당국 차원의 산업 육성 기조가 강한 만큼 IT 기업, 스타트업 외에 정부 산하 기관 및 학술기관 특허 출원 성과가 두드러진다. 실제 중국 특허 출원 기관에는 중국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 중국 인민은행 과학기술연구소, 중차오신용카드연구원 등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기관으로 해당 기관 특허 출원 건수를 합하면 2017년 말 기준 총 68개에 달한다. 세계에서 블록체인 특허 출원을 가장 많이 낸 중앙은행이다.

미국의 특허 출원은 중국과 비교해 수적 열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다양성 면에서는 중국을 앞선다. 미국의 블록체인 관련 특허 출원에는 금융, 유통, 콘텐츠, 초기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미국 블록체인 관련 특허 출원 주요 기업으로 나스닥, 마스터카드, 뱅크오브아메리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블록체인 프로젝트 리플, 골드만삭스, IBM, 인텔 등이 대표적이다.

◇ROUND 4. 인재 확보 미국 판정승

인재 확보에서는 미국이 우위를 점한다. 지난 10일 구직 정보 플랫폼 글래스도어에 등록된 블록체인 관련 일자리는 총 5711개다. 이 중 미국이 2616개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영국이 1015개, 인도가 257개로 그 뒤를 이었다. 기업별로도 IBM, 오라클 등 미국 기업이 가장 많은 블록체인 인재를 채용하며 블록체인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인 구직 SNS 서비스 링크드인의 데이터를 보면 세계 블록체인 인재 25%가 미국에 있으며, 인도와 영국이 각각 7%, 6%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다만 글로벌 블록체인 인재 수급 현황을 볼 때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은 미국과 중국 모두 매한가지라는 평가다.

링크드인 따르면 세계 블록체인 인재 수요는 2015년부터 본격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7년 들어 20배가 급증했다. 지난 2017년 글로벌 블록체인 인재 공급량은 세계 인공지능 관련 인재 공급량의 2% 수준에 그쳤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블록체인 인재 수요가 전체 40%로 가장 많았으며, 영국(14%)과 프랑스(13%)가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은 4%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블록체인 미디어 코인데스크는 “최근 1~2년 대기업들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인수가 잦아지고 있다”며 “이는 즉각적인 블록체인 시장 진출보다는 사전에 블록체인 인재를 확보해 두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판정. 금융의 미국, 기술의 중국

현재 블록체인 시장의 최대 화두는 '응용'이다. 누가 먼저 실제 생활에 블록체인 기술을 자연스럽게 녹여 내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미국은 현재 금융 산업을 블록체인 응용의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른바 기존의 금융 시스템을 블록체인으로 대체하겠다는 '토크노믹스'(Tokenomincs)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의 블록체인과 관련된 굵직한 행보 대부분이 금융과 맞닿아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장외주식시장 나스닥은 지난달 블록체인 스타트업 브레이브 뉴 코인과 손잡고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 지수 서비스를 출시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모회사인 인터콘티넨탈 익스체인지 역시 올해 연말까지 비트코인 선물 거래 플랫폼인 '백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정 기업의 주식 또는 부동산 등 자산을 토큰화하는 증권형 토큰 발행(STO)을 주도하고 있는 시큐리타이즈, 폴리매스 모두 미국계 기업이다. 이들 모두 블록체인을 기존의 금융 시스템에 도입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미 당국의 블록체인 관련 규제 및 정책 대부분이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금융 관련 부처에서 다뤄지고 있다.

반면 중국은 기술 측면에서 블록체인 응용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주를 이룬다. 이와 관련해 중국 블록체인 미디어 비스제는 “미국의 블록체인 산업은 민간기업이 주도하에 대중과 밀접한 금융 투자 시장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반면 자본 유출 등 금융 리스크에 민감한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을 순수 기술 분야로 몰아가는 모양새”라고 진단한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블록체인 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물론 정부 부처가 직접 나서서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중국공업정보화부 산하 중국 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이 매 분기 세계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기술력을 평가한 순위를 발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코인니스 business@coinn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