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5G 요금은] 〈중〉 서비스 생애주기 고려해야

[바람직한 5G 요금은] 〈중〉 서비스 생애주기 고려해야

새로운 이동통신 서비스 초기 요금에는 이통사 투자 금액이 반영된다. 5세대(5G) 이동통신은 유례없는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는 만큼 이통사는 원가 비용과 지속 투자 가능성을 고려한다.

앞서 3G와 4G 롱텀에벌루션(LTE)이 도입될 당시에도 새로운 네트워크 구축에 투입되는 원가 비용과 지속 투자를 위해 이통사는 초기 요금을 높게 책정, 출시했다.

이후 수요자와 서비스가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동시에 요금도 단계적으로 낮췄다.

◇세대별 요금 서비스 진화

2008년 SK텔레콤은 3G를 상용화하며 3만4000원, 4만4000원, 5만4000원 요금제를 출시했다. 앞선 2세대 기본 요금제가 1만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요금은 파격적으로 인상됐다.

약 1년 후 SK텔레콤은 급증하는 고객 이용패턴을 고려해 2만8000원 저가 요금제를 내놓는 등 요금제를 다양화했다.

4G LTE도 마찬가지다. 초기에는 무제한 요금제 없이 종량제 중심 요금을 출시했다. 기본요금은 약 10% 이상 인상됐다.

SK텔레콤은 2011년 LTE 상용화 당시 4만2000원부터 10만원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후 SK텔레콤은 3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소비자 선택권을 다양화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 3사는 LTE 저가 요금제에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는 등 파격 요금제도 출시했다.

◇5G 서비스 생애주기 반영해야

5G는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계돼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핵심 인프라로 5G 흥행, 그리고 지속 투자는 산업 발전 지름길이다.

5G 인프라 구축과 확충을 위해 이통사 투자는 필수다. 5G는 이통사가 막대한 금액을 투입해 구축하는 만큼 확실한 투자 요인이 있어야 한다.

3G·4G 사례처럼 5G 서비스 초기에는 요금이 다소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 분명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5G 요금제도 3G·4G와 마찬가지로 상용화→저변 확대→요금 인하 등 다양한 요금제 출시라는 생애 주기에 적합한 요금제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

이통사는 새로운 세대 서비스 개시에 앞서 전국에 망을 구축하는 등 선투자를 집행하고 가입자를 유치한다. 이에 초기에는 투자에 대한 막대한 원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반면 초기 수요는 미미해 원가보상률이 매우 낮다.

5G 요금이 인위적으로 현저히 낮게 책정될 경우, 이통사 망 구축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5G 서비스 질적 하락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소비자 후생 감소로 전가된다. 즉 규제에 따라 인위적으로 적합한 수준 이하의 요금이 책정될 경우 사회 전체 후생이 감소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미국 방송통신정책연구소 ITIF(Information Technology & Innovation Foundation)는 5G에 대한 투자가 많은 불확실성이 있는 반면 구축 비용은 종전보다 많이 소모돼 투자를 위축할 수 있는 규제를 펼쳐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5G 요금은 네트워크 구축비용 증대와 수익 불확실성에 대응하며 이통사 망 투자를 유인할 수 있도록 산정되는 게 중요하다는 논리다.

5G는 초고속·초저지연·대용량이 핵심인 만큼 트래픽 증가 또한 빠르게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5G 서비스를 차질 없이 제공하기 위한 망 구축과 확충은 지속적 과제다. 막대한 원가비용에 비해 수익이 없을 경우 5G 지속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통사 관계자는 “5G 초기 네트워크 구축과 개발에 따른 원가 투입비용을 고려했을 때 초기에는 고가 요금제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며 “점차 과거와 같이 단계적으로 중저가 요금제가 확대되는 등 선택 폭이 다양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