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S마킷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매출 10% 이상 감소"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초호황' 국면이 한풀 꺾이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2017년 2분기 이후 6분기 연속 1위를 달성했지만, 지난 4분기 인텔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IHS마킷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매출 10% 이상 감소"

12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삼성,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상위 10개 기업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매출 합계는 685억3200만달러로 지난해 3분기(787억7400만달러)보다 13%나 줄었다.

10위권 업체 외 모든 반도체 기업 매출을 합한 매출은 1162억7200만달러로, 전분기 실적(1294억5500만달러)보다 10.2% 내렸다.

구체적으로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제외한 9개 기업 모두 매출이 감소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2018년 연간 매출액에서는 746만달러로 1위를 차지했지만, 4분기에는 매출 157억8900만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24% 내리며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이 감소한 매출액을 기록하며 인텔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7분기만에 4분기 선두 자리를 재탈환한 인텔도 같은 기간 매출이 2.3%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100억달러 매출을 달성했던 SK하이닉스도 13.1% 감소한 87억2600만달러를 기록해 한풀 꺾인 반도체 호황 분위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IHS마킷 측은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인텔보다 메모리 칩 판매에 더 의지해온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처럼 모바일 시장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했을 때, 회사의 메모리칩 영업에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도 반도체 수요 감소가 D램 가격 하락까지 이어지면서, 업황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1분기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이 전분기 대비 30%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D램익스체인지 측은 “2월 큰 가격 하락이 있었다”며 “1분기 하락폭을 25%에서 30%로 변경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구글, 아마존 등 미국 IT업체와 알리바바 등 중국업체들이 데이터센터 확충에 뛰어들면서 메모리 반도체 칩을 찾았지만, 최근 재고 관리에 들어가면서 공급 과잉이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회사들이 수요 부족을 인지하고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는 “두 업체들이 올해에는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돈다”며 “내년에는 다시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