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000만원대급 배터리 착탈식 '전용' 전기차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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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엔진 개조한 차량과 달리 초기 설계부터 전용 플랫폼 적용

현대·기아차가 내년에 전용 전기자동차 플랫폼 기반의 '쏘나타'급 배터리 전기차를 내놓는다. 지금까지 출시한 전기차는 모두 기존의 엔진 차량을 전동화한 개조 형태였다. 현대차는 전기차에 특화된 플랫폼을 토대로 라인업을 늘리면서 미래형 전동화에서 주도권을 강화한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목표로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중형급 배터리 전기차(BEV)를 출시한다. 이미 배터리와 냉난방 공조시스템 등 전력제어 기술을 확보했다. 에너지 효율과 전비(전기차 연비)에서 일본·유럽·미국 완성차보다 한발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는 이미 아이오닉을 선보였다.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순수 전기차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초기 설계에서 전기차에 특화된 전용 모델로 제작되진 않았다. 내년에 출시되는 전기차는 하반기 목표로 '쏘나타'급으로 제작된다. 가장 인기 있는 크기다. 스포츠유틸리티(SUV)와 승용 세단 중간 형태로 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번 충전으로 주행 거리 400㎞ 이상을 확보하고 100㎾급 이상 초급속 충전 등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전기차 특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기본 설계부터 달리했다. 차량 뒷좌석 아래에 탑재한 기존의 배터리팩 적재 방식과 달리 배터리팩을 고루 펴서 차체 하단에 넓게 장착한다. 기존의 개조 형태 전기차와 달리 차량 무게 균형을 최적화했다. 후륜 구동뿐만 아니라 4륜 구동을 적용하면 토크 분배에서 안정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신형 전기차는 기본 골격(섀시)을 드러내지 않고 간단한 공정만으로 배터리팩 탈·부착이 가능하다. 운전자가 자유자재로 배터리를 교환한다는 의미다. 또 중고배터리·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재사용하는 편리성까지 고려했다. 배터리 교체나 재사용이 확대되면 ESS·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등 후방산업까지 활성화될 수 있다.

차량에 인버터를 내장해 V2H(자동차 to 집)·V2B(빌딩)·V2G(전력망) 기능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업계 처음이다. 별도의 장치 없이도 내부에 저장된 전기를 외부에서 활용하는 게 가능해진다. 캠핑용 취사기구나 냉난방 장치 전원으로 쉽게 쓸 수 있다. 여러 차량을 한 곳에 모으면 빌딩이나 상업 시설 전력 피크 시 별도의 전력 공급 장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

회사는 내년에 출시되는 중형급 전기차 가격을 3000만원대로 책정했다. 전용 플랫폼 적용으로 연간 생산·판매 목표를 35만~40만대로 잡으면서 대량 생산에 따라 종전보다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를 내년 하반기에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면서 “중형급으로 3000만원대로 제작하며, 현대차의 모든 전기차 기술과 판매·생산 노하우 및 미래차 기술까지 접목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전용 모델을 늘려가면서 무선 충전기술 도입도 추진한다. 궁극적인 경쟁력이 배터리에 있다는 판단에서 장기적으로 배터리 내재화에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

기아차가 이달 초 2019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차세대 크로스오버 EV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Imagine by KIA).
<기아차가 이달 초 2019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차세대 크로스오버 EV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Imagine by KIA).>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