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홍남기 경제팀도 '추경' 추진할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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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여부다.

2기 경제팀이 출범 100일을 맞으며 '가시적 성과'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추경' 검토를 지시했기 때문에 추경 편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 편성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작년 말부터 고조됐다. 경기 둔화 지속을 막기 위해 정부가 재정투입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수 호황으로 정부 재정여건이 양호하고, 지난 4년 동안 매년 추경을 편성한 점 등을 근거로 “올해도 추경 편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달 여 전만 해도 홍 부총리는 추경 편성 가능성을 부인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1월이라 추경을 어찌할지 하는 건 아직 고민대상이 아니다”면서 “다만 상반기에, 가능하면 1분기에 재정을 조기 집행하는 것을 압박감 있게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추경을 긴급 편성해서라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하면서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미션단은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세부 규모까지 제시했다.

IMF 미션단은 “단기성장을 지원하고 리스크를 제한하기 위해 정부 당국은 잠재성장률을 강화하는 조치와 함께 추경을 통해 재정지출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경 규모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0.5%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언급했다. 2018년 명목 GDP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8조9113억원이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GDP의 0.5%는 IMF 권고일 뿐 구체적 검토를 진행하지 않아 아직 추경 규모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각종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추경을 해서라도 잡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추경은 편성하되 '경기부양용'이 아닌 '미세먼지 문제 해결용'으로 추진한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올해 본예산을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춰 대폭 증액(전년대비 9.5%)한 만큼 비슷한 이유로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국민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최근 경기 상황이 국가재정법상 규정된 추경 편성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주요 목적으로 추경을 편성하되, 일부 재원은 경기부양에 투입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재부 실무자들은 추경 편성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면 예비비 등이 우선 검토돼야 할 것”이라며 “추경 편성 여부를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