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백신 프로그램 3분의 2가 '무용지물'

모바일 백신 프로그램 3분의 2가 '무용지물'

안드로이드용 백신 앱 셋 중 둘이 무용지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대다수는 외려 사용자 기기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최근 AV컴패러티브(AV-Comparatives)는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모바일 백신 프로그램 250종을 테스트한 결과를 발표했다. AV컴패러티브는 안티바이러스 제품을 테스트해 인증을 부여하는 글로벌 공인 테스트 기관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지난해 주요 안드로이드 악성코드 2000종에 대한 탐지 결과를 조사했다.

테스트 결과, 악성코드를 오탐(False Positive) 없이 30% 이상 잡아낸 안드로이드용 백신 앱은 80개뿐이다. AV컴패러티브는 악성코드 탐지율이 30% 미만이거나 오탐이 잦은 170개 백신 앱은 시스템 보호에 효과가 없을뿐더러 위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상당수는 아마추어 개발자나 비전문업체가 광고나 홍보 목적으로 개발한 앱이다. 이 중 32개 앱은 최근 2개월 새 이미 구글플레이에서 제거됐다.

악성코드 탐지율 100%를 기록한 우수 백신 앱은 전체 9% 수준인 23개에 불과했다. 국산 보안업체인 △안랩(V3)과 △이스트시큐리티(알약) 제품도 탐지율 100%를 달성했다. 이를 비롯해 △안텐 △어베스트 △AVG △어비라 △비트디펜더 △불가드 △칠리시큐리티 △엠시소프트 △이셋 △F시큐어 △G데이터 △카스퍼스키랩 △맥아피 △P세이프 △소포스 △스톱질라 △시만텍 △텐센트 △토털디펜스 △트렌드마이크로 △트러스트웨이브 (ABC순) 제품이 100%를 기록했다.

AV컴패러티브는 이번 테스트에서 백신 앱이 최소 90% 이상을 탐지해야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테스트에 쓰인 샘플이 지난해 이용된 주요 악성코드이기 때문이다. 이에 부합하는 백신 앱은 총 51개로 전체 25%만이 해당됐다. 국내 보안업체 중 NSHC(드로이드X) 제품이 98.4%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에 내장되는 기기유지(Device Maintenance) 기능도 97.7%로 포함된다.

AV컴패러티브는 이번 테스트를 안드로이드 8.0(오레오)를 탑재한 삼성 갤럭시 S9 스마트폰으로 했다. 앱 설치파일(APK) 중 악성파일 2000개과 정상파일 100개를 크롬 브라우저로 내려받아 설치·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백신 앱이 악성코드를 검출해 시스템을 보호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백신 앱이 와이파이 연결로 클라우드 분석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했고,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을 경우 안드로이드 6.01을 탑재한 넥서스5에서 추가로 테스트했다.

AV컴패러티브는 “대다수 사용자는 백신 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지 못한 채 사용자 경험만으로 점수를 매긴다. 리뷰가 조작될 수도 있어 백신 선택에 있어 이를 참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테스트한 250종 앱 중 대부분이 구글플레이에서 리뷰 평점 4점 이상을 기록한 상태였다. 잘 알려졌고, 검증됐고, 평판이 좋은 기업의 앱을 선택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pa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