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세 새 해법 반대"…파리회의, OECD 성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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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마련한 '디지털 산업 과세 보고서 초안'을 두고 세계 각국의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고정사업장 범위 확대에 대해선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마케팅 무형자산' 도입과 관련해서는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8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OECD가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공청회를 개최, 디지털 산업 과세 보고서 초안에 대한 회원국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OECD는 고정사업장 범위 확대와 마케팅 무형자산 도입을 화두로 제시했다. 고정사업장 논의에서는 별다른 이견이 나오지 않았다.

앞서 OECD는 지난달 초 서버 위치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고정사업장 개념을 재정의했다. 고객 유치를 위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이 실제 벌어진 지역을 고정사업장으로 정의했다. 서버 위치와 무관하게 영업·마케팅 직원 수, 광고 노출 규모, 플랫폼 사용자 수 등을 기준으로 고정사업장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그러나 마케팅 무형자산을 두고는 불꽃이 튀었다.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마케팅 무형자산은 R&D를 제외한 기업이 정상적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뜻한다. OECD는 다국적 기업의 해외 사업장별 마케팅 무형자산을 모두 합친 뒤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이익분할법을 가이드라인에 담았다. 국가 간 과세 형평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현행 과세 체제는 이익분할법 이외 이전 가격을 기준으로 정상가격을 계산, 고정사업장별 귀속사업소득을 구한다.

핀란드·네덜란드·영국 산업협회와 같은 공공기관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 회계법인도 대부분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반대 전선에 동참한 다국적 기업으로는 볼보, 우버, 존슨앤존슨, 유니레버가 포함됐다. 구글, 애플은 공식 의견을 안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날 사업 형태가 워낙 복잡해 마케팅 무형자산을 별도 집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임재광 법무법인 양재 회계사는 “마케팅 무형자산이라는 개념을 세계 모든 기업에 일괄 적용하는 것은 실무상 매우 어렵다”며 “수정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최종 가이드라인 도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원국 간 합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최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OECD 가이드라인을 정면 반박하는 80여쪽 분량 보고서를 발표, 우려를 표했다. OECD는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 2020년 최종 보고서를 도출할 계획이다.

이번에 나온 보고서 초안은 권고안으로 법적 강제력이 없다. 다만 최종 보고서가 G20 정상회의에서 확정되면 G20 및 OECD 회원국은 관련 조세조약과 세법을 개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경근 법무법인 율촌 조세부문장은 “이번 회의 성격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자리였고 그러다 보니 반대 측에서 목소리를 크게 낸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서는 향후 전개 상황을 짐작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단계”라며 “올해 상반기 중 논의가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