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형철 경제보좌관에 거는 기대

[사설]주형철 경제보좌관에 거는 기대

공석으로 있던 청와대 경제보좌관 자리에 주형철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임명됐다. 김현철 보좌관이 말실수로 물러난 뒤 48일 만이다. 한 달이 넘는 공백이 있었지만 신임 보좌관 임명을 반기는 분위기다. 지금껏 주로 자리를 지킨 교수나 관료, 정치계가 아닌 정통 기업 출신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모처럼 IT 전문가가 청와대에 입성, 홀대를 받아 온 소프트웨어(SW)·IT 정책 분야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신임 경제보좌관에게 주어진 과제는 단순하다. 경제 현안에 올인해 달라는 주문일 것이다. 우리 경제는 위기 상황이다. 성장률은 떨어지고, 소득 주도와 혁신 성장 정책은 정부 출범 2년차를 넘어서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나마 버팀목이던 수출은 올해 초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정부의 반기업 정서와 위축된 소비로 말미암아 기업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대한민국 특유의 경제 역동성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경제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청와대에는 현장을 제대로 아는 전문가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다행히 주 신임 보좌관은 누구보다 기업 경험이 풍부하다. 산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SK에 입사해서 SK텔레콤을 거쳐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대표까지 역임했다. 대기업에 있었지만 티맵, 네이트온, 싸이월드 같은 벤처형 신규 사업 발굴이 주업무였다. 보좌관 직전에 대표를 지낸 서울산업진흥원, 한국벤처투자도 벤처기업 육성과 산업 생태계 조성이어서 경제보좌관 업무와 밀접하다.

한 가지 흠이라면 청와대 안팎과의 소통 문제다. 기업인 출신이어서 입지가 좁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이왕 발탁했다면 제대로 활용하기를 바랄 뿐이다. 주 신임 보좌관도 가감 없이 현장 목소리를 전달해 주기 바란다. 경제와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소신 있는 정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