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일본에 빼앗긴 '수상 태양광' 과오 되풀이 말아야

국내 해상 태양광 구축 예상 이미지.
국내 해상 태양광 구축 예상 이미지.

우리나라가 '해상 태양광' 시스템 구축을 통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세계 최고 해상 태양광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지자체·민간 합의는 불가피하다. 14개 기관이 참여하는 해상 태양광 사업은 여러 난제를 극복하는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관전 포인트는

우리나라는 2012년 저수지·댐 등에 태양광 시스템을 구축하는 '수상 태양광' 기술개발(R&D)을 선도했다. 하지만 정부·지자체·민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사업화로 이어지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우리나라가 관련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사업화에 지지부진한 사이 유럽 등 국가에서 수상 태양광 시스템 기술을 상용화해 일본 시장 구축을 선점했다. '남 좋은 일만 시켰다'는 것은 태양광 업계에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해상 태양광 원천 기술 확보는 우리나라가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만큼 사업화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일본에 시장을 빼앗긴 과오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14개 기관도 반드시 국산 기술로 해상 태양광 시스템을 상용화,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했다.

◇왜 하나

해상 태양광 실증사업은 우리나라의 좁은 영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정부 과제로 시작됐다. 중국·미국 등 영토가 넓은 국가에서는 태양광 사업을 위한 부지 고민이 적지만, 국내는 상황이 다르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부지 마련에 따른 지역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시급 과제다. 해상 태양광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지리적 조건과도 부합, 기대가 큰 사업이다.

해상 태양광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가 없다는 점은 호재다. 세계에서 해상 태양광에 관심을 갖는 국가는 다수지만 원천 기술을 확보한 사례는 사실상 전무하다. 한국이 해상 태양광 선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기술 표준화 선점이 중요하다.

'해상 도시' 건설에도 긍정 요인이다.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는 이미 육지가 아닌, 바다 위에 도시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영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도 해상 도시 개발은 관심사다. 문제는 △배설물 처리 △전력 수급 등이다. 해상 태양광으로 발전할 경우 전력 수급에 대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란 기대다.

◇기대효과는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는 수준에서 나아가 세계 각국에 기술을 이전하는 '수출 모델'을 설계할 수 있다. 해상 태양광 시스템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할 경우 기저발전에 급격한 부하가 몰리는 '덕커브(Duck Curve)' 현상을 해결하는 데도 일조할 전망된다.

지진으로부터 보호가 가능하다는 것도 긍정효과다. 육지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태양광 설비가 무너지거나 발전에 부정 영향을 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반면, 해상에서는 직접적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밖에 우리나라가 해상 태양광 기술 선점 이미지를 확보할 경우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추진하는 정부 입장에서 충분한 경제효과를 낼 수 있을 거란 예상이다.

◇극복 과제는

해상 태양광은 아직 표준화 기술이 없기 때문에 여러 변수가 따를 수 있다. '인내'와 '디테일'을 요구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은 분명하다. 해상 환경에 접합한 부력 구조물 개발이 중요하다. 염분으로 인한 부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소재부터 설계까지 다각도의 고민이 불가피하다. 부력체 구조물 개발 사업을 전담하는 스코트라와 소재를 확정해야 하는 신라대 역할이 크다.

거친 파도도 간과할 수 없다. 부력체 구조물은 물론 태양광 모듈이 거친 파도를 견디지 못한다면 장기 사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파고계·경사계·가속도를 통한 파고 레퍼런스를 구축하는 건 전자부품연구 몫이다. 해상에서 얻은 태양광 출력을 육상에 연결하는 기술도 극복해야 한다. 이 분야에서는 동신이엔텍이 기술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해상 태양광 참여기관 관계자는 “여러 경제적 요소를 고려해 해상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을 산정하는 것도 중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green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