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게임 법칙 바뀌는데 언제까지 낡은 논쟁만 할 것인가?

김시소 기자
김시소 기자

“몇 년 안에 게임 법칙이 바뀔 겁니다.”

구글과 애플이 잇달아 새로운 게임 서비스를 발표했다. 애플은 게임 구독 서비스, 구글은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이다. 한 중소게임사 대표는 “모바일게임 시대를 이끈 글로벌 플랫폼들이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중소 게임사들이 기대감을 표시했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일단 새로운 생태계가 마련될 때까지 국내 산업이 제대로 버틸지 의문이다.

국내 게임 산업은 최근 몇 년 동안 극심한 양극화로 몸살을 앓았다. 중소 게임사는 자체 개발과 퍼블리싱이라는 사업 두 축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다. 양극화 정점에 선 대형 게임사도 속을 들여다보면 부실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좁은 내수 시장과 중국 등 주요 수출 시장의 정책 변화 영향이 크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오히려 더 거세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게임 산업 리더를 만나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이낙연 총리가 게임대상 수상 회사를 만나도 현장에서는 크게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 오히려 게임을 질병으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높아진다. 1인칭 슈팅게임 플레이 여부로 양심적 병역 거부 의도를 파악하겠다는 것은 폭력성과 게임을 결부시키는 몰이해의 산물이다.

게임을 산업으로 볼 것이냐 문화로 볼 것이냐 하며 논쟁할 시기는 지났다. 게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문화이자 국가 콘텐츠 산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근간이다. 글로벌 업체들이 동영상에 이어 주요 먹거리로 게임을 꺼내든 이유가 바로 그것을 증명한다. 부작용은 지금도 법·제도 테두리 안에서 관리되고 있다. 부족함이 있으면 보수하는 것으로 족하다. 아무리 제재를 강화해도 부작용을 '제로(0)'로 줄이기는 어렵다.

국내 게임업계는 어려운 시기에도 도전해서 성취했다. 지난해 한국 지식재산권(IP) 무역 수지는 2017년에 비해 약 절반 줄었다. 한국은행은 국내 게임 회사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한 덕으로 분석했다.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등 새로운 국산 IP가 나온 덕이다.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국내 게임 회사 등 프랜차이즈권 수출이 늘어난 덕이다. 정부가 나서서 고군분투하는 산업을 제대로 도와줄 때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