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GTC 2019'에서 엿본 AI의 미래

[ET단상]'GTC 2019'에서 엿본 AI의 미래

이달 17~21일 미국에서 개최된 'GTC 2019'는 엔비디아의 새로운 포부와 미래를 선보인 자리였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카드 및 고성능 컴퓨팅 서버 공급 업체에서 인공지능(AI)과 관련된 프레임워크 기반 에코시스템(생태계)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이 같은 설명을 처음 접한 이들은 그 범위를 그려 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나 역시 텐서 기반의 컴퓨팅 효율성을 공급하는 고성능 컴퓨팅 하드웨어(HW) 정도로만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설명은 놀라웠다. 데이터 전 처리나 딥러닝 외 금융, 마케팅 같은 영역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XG부스트' 등 기계학습(머신러닝) 전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확대했다. 즉 전통 그래픽카드 역할에서 이미지 인식, 의료 진단, 자율주행, 얼굴 인식 등 응용 분야에서부터 전 산업에 걸쳐 필요한 데이터 사이언스 영역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됐음을 의미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GTC 2019 기조연설에서 실시간 음성 및 이미지 검색을 위한 딥러닝 운영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엔비디아 홈페이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GTC 2019 기조연설에서 실시간 음성 및 이미지 검색을 위한 딥러닝 운영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엔비디아 홈페이지>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엔비디아의 데이터 사이언스용 엔드투엔드 가속 라이브러리인 'CUDA-X AI 프레임워크'였다. 젠슨 황(중국명 황런쉰)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워크스테이션·서버·클라우드 등 다양한 HW 개발 환경에서 개발·서비스·실행을 위한 소프트웨어(SW) 환경까지 완벽하게 연결해 주는 에코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황 CEO는 마이크로소프트(MS) 검색서비스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진정한 AI 완성을 위한 접근 방법과 엔비디아 노력에 관해 설명했다. 황 CEO는 “AI가 인간 지능에 좀 더 근접하기 위해서는 딥러닝 구조가 더욱 깊고 복잡해지는 것 외에 특성화된 딥러닝 기능 모형이 상황에 따라 선택 또는 결합돼 지능을 발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수의 딥러닝 모형이 컨테이너화돼 쿠버네티스(kubernetes)로 조화를 이뤄 관리·운영돼야 하며, 동시에 다양한 딥러닝 모델이 실시간 작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자율주행의 경우만 살펴봐도 사물·차선 인식, 실시간 지도와의 연동, 위치 인식, 그에 따른 차로 변경과 위험 상황 인지 및 대응용 센서를 비롯한 딥러닝 모델이 동원되고 있다.

이 밖에도 수백개 세션 발표에서 엔비디아의 AI 성과가 소개됐다. 무엇보다 가장 흥미를 끈 것은 크고 작은 기업의 AI 제품 및 서비스 전시였다. 눈여겨볼 것은 다수의 한국 기업, 특히 엔비디아가 지원하는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이들 기업은 유독 의료, 자율주행 분야에 많이 포진해 있었다. 이는 몇 년 안에 몇 개 기업만이 생존하고 나머지는 사라질 수밖에 없는 치열한 AI 업계 경쟁 상황을 대변했다.

확장에 가속도가 붙은 AI 기술은 점점 더 빠르게,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찾게 될 것이다. 이처럼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되고 경쟁이 심화될수록 자생 뿌리가 약한 기업은 생존 가능성이 보이는 분야, 즉 빠르게 적용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분야로 쏠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AI를 도입하고자 하는 고객은 단편성 서비스 개발이나 세일즈 적용보다 장기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진정한 AI 기술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 필요할 것이다.

수많은 AI 스타트업이 엔비디아처럼 시장이나 생태계 전반을 주도해 나갈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갖춘 기술의 가치와 AI 비즈니스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최대우 애자일소다 CEO 겸 한국외국어대 통계학과 교수 daewoo.choi@agilesoda.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