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석유왕국' 사우디가 태양광에 꽂힌 이유…에너지 균형 갖춰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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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왕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달 초 재생에너지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총 59GW 규모 태양광·풍력 발전설비를 갖추겠다고 선언한 배경이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균형 있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한 선제조치로, 우리나라도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라고 조언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수십 년 안에 세계 신재생에너지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업 계획을 마련하고, 본격 시행에 나섰다. 올해 초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한 입찰을 매년 시행할 예정”이라며 “올해 최소 12건이 국제 입찰에 부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태양광·풍력에너지 사업에 집중하는 건 '석유 카르텔'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점을 고려, 대체 가능한 에너지원을 지속 개발·확보하기 위한 시도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자원은 언제든 고갈될 수 있기 때문에 먼 미래를 보고 안정적인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춘다는 의미다.

이에 우리나라도 원전·석탄·액화천연가스(LNG)·태양광 및 풍력 등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 체계를 구축,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탈원전·탈석탄'을 목표로 에너지전환 정책을 펼친다면 향후 대체 가능한 에너지원 부족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가장 값싼 발전원을 오래 가동하도록 해 안정적인 전기요금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에너지 정책의 기본인데, (탈원전을 고수하는) 정부는 그런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면서 “원자력을 줄일 것인지, 석탄을 줄일 것인지는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수단으로 활용돼야 하는데 에너지 다변화 원칙 자체를 외면할 경우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