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별세, 항공업계 한 획을 긋다

사진=한진그룹 제공
사진=한진그룹 제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70세.

조양호 회장이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가족들은 현재 미국에 가있는 상태로 운구 및 장례 일정과 절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추후 결정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최근 미국 LA(로스앤젤레스)에서 요양해왔다.

조양호 회장은 1949년 인천광역시에서 한진그룹의 창업주 정석 조종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경복고등학교와 인하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한진정보통신 사장이 됐다.

이후 1992년 대한항공 사장이 된 그는 1996년 한진그룹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1999년에는 대한항공 대표이사로 역임하다가 2003년 다시 한진그룹 2대 회장직을 맡았다.

조양호 회장은 아내 이명희를 슬하에 조현민과 조현민을 자식으로 두고 있다. 최근 아내와 딸들의 갑질 논란이 벌어지며 논란에 함께 오르기도 했다.

조 회장의 말년은 가족들로 인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4년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지난해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갑질논란,  조 회장의 배임 횡령 혐의가 불거졌다.

이로 인해 지난 3월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 회장은 주주의 반대로 대표이사(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며 미국으로 떠났다.

조 회장은 주총을 앞두고 배포한 인사말에서 "금리 상승 및 국내 경기 침체 등과 같은 불확실성이 예상되지만, 절대 안전 운항 체제를 견지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사업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며 "창사 5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전사적인 경영 체질 개선을 통해 재도약 기반을 구축하고 100년 기업으로서의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며 굳은 경영 의지를 내비쳤기에 그의 별세 소식은 많은 이들의 안타까우믕ㄹ 자아냈다.

조 회장은 40년 넘는 세월 동안 오일쇼크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등 숱한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항공을 세계적 항공사로 만드는데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대한항공 창사 50주년인 올해 글로벌 항공업계 최대 행사인 IATA 총회를 서울에 개최하는데 성공했으나 행사 개최 2개월을 앞두고 별세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