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e커머스, IT개발자 큰 장 열렸다...치열한 인재 확보전

e커머스 업계가 정보기술(IT) 개발자 모시기에 혈안이 됐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면서 e커머스 채널 구축 및 유지·보수하는 전문 기술 인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는 인력 충원에 적극 나서는 한편 연봉을 올려 주고 승진 기회를 제공하는 등 개발자 처우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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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IT 인력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e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여전히 고공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유통 공룡이 온라인 쇼핑 비즈니스를 강화하면서 IT 인력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기존 이베이코리아, 11번가, 쿠팡, 티몬, 위메프 등도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신기술 투자와 IT 인력을 계속 보강하고 있다. 마켓컬리 같은 신흥 사업자도 계속 등장하면서 IT 엔지니어 채용 기회를 늘리고 있다. 인력 스카우트가 벌어지면서 업계 내 직원들의 연쇄 이동도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7월 실시한 하반기 인력 채용부터 현재까지 IT 개발자 총 200여명을 확보했다. 올해까지 IT 관련 부문에서 4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기대한 것보다 필요한 인재의 조기 확보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존 e커머스는 물론 각종 온라인·모바일 기반 기업, 오프라인 유통 업체까지 IT 개발자 확보에 뛰어들면서 구인난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인공지능(AI), IT, 사용자경험(UX), 디자인 부문 인재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대면인 e커머스 특성상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IT 경쟁력과 직관적인 UX를 구현할 수 있는 인력 자원이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신입과 경력 가리지 않고 IT 개발자를 채용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IT 및 UX 관련 인력을 지속 충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1일 공식 출범한 SSG닷컴은 기존 신세계 계열 온라인 채널에서 근무한 IT 개발자를 대거 흡수했다. 이마트몰, 신세계몰, 신세계백화점 등 9개 쇼핑 탭을 운영하는 특성을 감안, 기존 인력 노하우를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향후 신규 서비스를 위한 인력 충원도 계획하고 있다.

모바일 홈쇼핑 포털 '홈쇼핑모아'를 운영하는 버즈니는 최근 실시한 상반기 공개채용에서 신입 개발 직군에 4000만~5000만원을 연봉으로 내걸었다. 일반 직군 최대 연봉은 3500만~4000만원이다. 최근 e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유통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개발 인력을 대거 선점하는 채용 시장 상황을 감안, 고액 연봉이라는 당근을 내걸었다. 개발 직군에는 향후 전사 기술 이슈와 개발 로드맵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e커머스 플랫폼과 가격 비교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카페24와 코리아센터는 개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상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특정 기간에 한정된 공개 채용으로 AI, 빅데이터 등 한층 고도화된 IT 관련 전문가를 모으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페24는 전체 채용자 가운데 37.8%를 개발자로 채웠다. 2016년 16.1%, 2017년 23.1%로 비중이 매년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코리아센터는 IT 실무 인력 충원에 집중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팀장급은 외부 영입이 아닌 100% 내부 인원으로 발탁한다. 승진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서 업무 능률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업계에서 IT 관련 일자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실제 개발 업무에 투입할 수준의 인력 풀은 적다”면서 “특히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 전문가는 각 업체가 앞 다퉈 모셔 가는 귀한 몸”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