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도전 '메드팩토' 국내 첫 병용투여 항암제 임상 속도

지난해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내 메드팩토 부스에서 참관객이 백토서팁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내 메드팩토 부스에서 참관객이 백토서팁 설명을 듣고 있다.

올해 상장에 도전하는 메드팩토가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낸다. 기존 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이는 병용투여 항암제로 업계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첫 개발 성공 기대감을 높인다.

메드팩토(대표 김성진)는 항암 신약후보물질 '백토서팁' 관련 국내외 9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8일 밝혔다.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는 TGF-β(형질전환증식인자) 신호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TGF-β는 암 세포 전이를 촉진하기 때문에 억제해야만 환자 면역기능이 제대로 발현,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 단독 투여와 병용 투여 두 가지 방식으로 임상시험 한다. 단독 투여는 미국에서 고형암과 골수이형성증후군을 적응증으로 임상시험을 했다. 고형암은 임상 1상이 완료됐고, 골수이형성증후군은 임상 1b상·2a상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식이영향 연구로 임상 1상 중이다.

회사는 병용 투여제로써 백토서팁 역할에 기대가 크다. 병용 투여제는 기존 항암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 치료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을 뜻한다. 메드팩토는 이 영역에서만 6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적응증이 위암·대장암과 비소세포폐암이다. 각각 MSD,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임상시험 중이다.

MSD와 진행하는 위암·대장암 임상시험은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 승인 후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다섯 곳에서 이뤄진다. 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백토서팁을 병용 투여했을 경우 치료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살펴본다. 임상시험 단계는 임상 1b·2a상이다.

메드팩토 로고
메드팩토 로고

비소세포폐암 임상시험은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으로 한다. 면역항암제 임핀지와 병용 투여가 핵심이다. 지난해 10월 식약처 승인 후 임상시험에 착수, 현재 임상 1b·2a 단계다. 세브란스병원 등 두 곳에서 이뤄진다.

이밖에 △다발성골수종(미국, 포마리스트 병용) △위암(한국, 파크리탁셀 병용) △데스모이드암(한국, 이메티닙 병용) △췌장암(한국, 폴폭스 병용) 등 영역에서도 임상시험 중이다. 사실상 병용 투여 항암제 영역에서만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임상 포트폴리오를 확보,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테라젠이텍스 관계자는 “기존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 침투를 막으면서 100% 치료효과를 내는 것은 어렵다”면서 “백토서팁은 면역세포 침투를 돕는데, 실제 임상시험에서 병용 투여 시 반응률이 두 배가량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메드팩토는 2013년 유전체 분석 기업 테라젠이텍스의 신약개발연구소가 분사돼 설립됐다. 지난해 410억원 규모 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올해 1월에도 30억원을 추가 투자 받았다. 올해 코스닥 상장까지 준비한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는 “최근 의료계에서 암 주변의 미세환경을 조절하는 TGF-β 신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관련 연구나 기술이전 등이 활발한 상황”이라면서 “이번 임상시험에서 메드팩토 항암신약 분야 기술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