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바란다]<상>중기정책심의회 0회... '컨트롤타워'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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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8일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에 가장 중요한 인사다. 대내외 여러 경제요인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각 부처의 흩어진 중소기업 정책을 총괄·조정해야한다.

박 장관은 8일 대전 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5만달러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상생과 공존'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를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체질개선을 해야한다”면서 “이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기업주와 근로자, 대형 유통사와 골목상권이 함께 성장하고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 정책의 총괄부처로서 정부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모든 역량과 경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실제로 박 장관에게 가장 강력하게 요청된 것은 중기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박 장관에게 “중소기업 현장은 물론 국무위원으로서 정부 각 부처와 정치권과 적극 소통으로 중소기업 정책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면서 중소기업계도 적극 협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중기부 출범 이후 단 차례도 열리지 않은 중기정책 심의기구의 추진이 필요하다.

중기부가 중소기업 정책 주관부처로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2기에선 새 중기 정책을 세우기보다 부처 간 업무 조정을 중심으로 한 정책 기획 능력이나 위상 강화가 더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이를 위해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중소기업정책심의회의 중요성이 커졌다.

중기정책심의회는 각 부처의 다양한 정책과 지원사업을 효과적으로 총괄·조정하는 기구다.

중기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각 부처의 차관급 인사가 참여해 중기 정책을 조율·기획한다. 타 부처에서 계획한 중기사업의 성과와 중복 지원 여부 등도 검토할 수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기 지원 사업 예산은 2017년 기준 지원사업 수 1347개, 사업 예산 16조6000억원으로 중앙부처와 지자체에 걸쳐 예산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작년 심의회를 명문화한 중소기업기본법의 국회 통과 이후 12월 개정안이 발효된 것을 기준으로 삼아도 4개월이 지났다. 지난달 한 차례 추진하려했으나 개각을 이유로 연기됐다.

홍종학 초대 장관이 앞서 2017년 11월 취임사에서 중소기업 정책 심의·조정기구 설치·운영의 뜻을 밝혔으나 결과적으로 1년 4개월의 임기동안 단 한 차례도 열지 못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후보자 신분으로 서울 구로구 남구로시장을 방문해 상인을 만나 소상공인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제안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후보자 신분으로 서울 구로구 남구로시장을 방문해 상인을 만나 소상공인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제안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전문가들은 심의회가 중기부 장관의 의지에 따라 단순히 상징적 역할이 아니라 실질적 조정기구로서 움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소기업기본법에 중기 지원사업의 운영방안을 중기부 장관 및 조정기구를 통해 협의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중기 정책 총괄 기능에는 정책 영향 평가 기능도 반영됐다.

각 부처 및 지자체까지 나서서 혁신성장과 중기 해외진출 지원을 주요 사업으로 내걸면서 중복 사업으로 인한 실효성 문제는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중소기업계와 밀접한 정책이 추진됐고, 이에 대한 정책진단과 보완도 요구됐다. 최저임금 인상 등은 중기와 소상공인에 직접 영향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정책 변화에 따른 효과와 비용 추산이 부처 차원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위해 중기부 장관이 앞장서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지속 소통해야 한다고 학계와 산업계 모두 입을 모았다.

관련 업계가 후보자 지명 단계부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던 만큼 박 장관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소상공인단체에서는 소상공인기본법 제정,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등 현안의 빠른 추진을 기대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당시 장관 후보자로서 “겸허한 마음으로 중소기업인, 벤처인, 소상공인의 진정한 친구이자 버팀목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당시 장관 후보자로서 “겸허한 마음으로 중소기업인, 벤처인, 소상공인의 진정한 친구이자 버팀목이 되겠다”고 말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제에만 기울어진 운동장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대기업 중심 산업정책과 노동정책, 금융정책에서 중소기업은 소외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중기부는 항상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입장을 먼저 외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도 “중기부가 중심이 돼 국회와 정부, 특히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산자위), 금융위원회,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등 이른바 힘 있는 곳까지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