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NH농협 혁신캠퍼스, 금융혁신 근거지로

[사설]NH농협 혁신캠퍼스, 금융혁신 근거지로

8일 NH농협은행의 'NH디지털 혁신캠퍼스'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문을 열었다. 혁신캠퍼스는 디지털 연구개발(R&D)센터와 NH핀테크 혁신센터로 구성됐다. 디지털 R&D센터는 농협은행의 자체 디지털 R&D를 총괄하는 공간이다. 농협은행의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 사업 모델을 발굴한다. 핀테크 혁신센터는 농협은행이 2015년에 설립한 스타트업 육성 지원센터를 확대·이전한 것이다. 센터에는 스타트업 사무실, 공유 사무실, 프레젠테이션(PT)실, 방송실 등을 갖췄다. 스타트업 전문 육성 프로그램 'NH 디지털 챌린지+'에 선정된 33개사가 입주한다.

혁신캠퍼스는 '캠퍼스'로 부르기에는 규모 면에서 크지 않다. R&D 총괄 공간이 25석 정도이고, 이전에 있던 스타트업 지원센터를 일부 확장했다. 인력도 전체 농협은행 인력에 비하면 많다고 할 수 없다. 업무 자체도 특별할 게 없다. 다른 은행에도 시도하는 사업을 확장하거나 기존에 진행한 디지털 업무를 확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서 의미하는 바는 크다. 위상과 역할이 금융 혁신을 위한 거점 기지로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 은행 인력과 외부 스타트업 인력을 함께 배치, 상호 융합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는 처음이다. 보수적인 금융권과 혁신 기업가가 만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의미는 내부 혁신이다. 농협지주 측은 “혁신적이고 차별화한 디지털 서비스를 구현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자동화(RPA), 챗봇 등 자동화를 통해 내부 업무 효율성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스마트데스크·클라우드·AI 기반 스마트오피스와 특화 조직을 확대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조직 문화 혁신을 위한 시험무대라는 설명이다. 혁신캠퍼스가 성공적으로 연착륙하면 은행권과 벤처·스타트업을 아우르는 새로운 금융 생태계 모델을 보여 줄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활용하는 데도 손색이 없다. NH농협 혁신캠퍼스가 혁신 금융 모델이 되도록 힘을 실어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