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홍동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정점 찍었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하고 올해부터 감소세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온실가스 정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구조 전반에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홍동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
홍동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

홍동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이제 '개발도상국' 지위를 내려놔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정책에서 개발도상국 입장,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는 나라로서 선진국 같은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지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를 이어간다면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산업구조 측면에서 철강·시멘트·정유·화학 등 굴뚝 업종이 줄어들고, 반도체 등 저배출 업종 비중이 증가하는 구조 변화가 정착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 체질이 변화한 만큼 그에 맞춘 온실가스 정책이 수립·시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홍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한다는 전망 아래 예상 증가량의 일정 부분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제는 선진국과 같이 현재 시점의 배출량 대비 일정 부분 줄인다는 '절대량 방식'으로 목표 설정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는 '발생원인'과 '감축'에 있어 밀접하게 관련됐기 때문에 저감 정책을 따로 분리해서 시행할 수 없다”면서 “이 둘은 화석연료를 연소시킬 때 발생하므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연료 사용을 줄이면 당연히 미세먼지도 감소한다”라고 말했다.

홍 센터장은 “다만 미세먼지는 발생한 이후에도 이를 줄이는 기술이 온실가스 보다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온실가스는 한 번 배출된 다음에는 이를 줄이는 방법이 마땅치 않지만 미세먼지는 발생된 이후에도 약품 등으로 충분히 제거가 가능한 만큼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관련 경유차는 '규제만 답'이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했다. 그는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온실가스를 20% 정도 덜 배출하는 것은 맞지만, 미세먼지는 10배 정도 많이 배출한다”면서 “온실가스 20%를 더 줄이자고 미세먼지를 10배 더 배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 센터장은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노후경유차를 퇴출하고, 경유세 조정 등을 통해 경유차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내연기관차 금지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