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노조, 16일 만에 부분파업 재개

르노삼성차 노동조합이 사측과 '2018 임금 및 단체협약' 본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16일 만에 부분파업을 재개했다.

노조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모습. (제공=르노삼성자동차)
노조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모습. (제공=르노삼성자동차)

9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노조는 10일, 12일 오전, 오후 걸쳐 4시간씩 부분파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번 파업으로 지난달 25일 부분파업 이후 16일 만에 진행하는 것으로, 지난 9일 25차 임단협 본협상이 결렬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노사는 지난달 8일을 시한으로 1차 집중교섭을 벌여 쟁점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1차 집중교섭에서 노사는 최대 쟁점이던 기본급 인상과 관련해 기본급을 동결하고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일부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가 작업 전환배치 때 노조 합의를 새로운 쟁점으로 들고나오며 집중교섭 자체가 결렬됐다.

노조는 당시 작업 전환배치 합의 요구와 신규 직원 200명 채용, 시간당 표준 생산량 감소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작업 전환배치 합의안은 인사·경영권에 관한 문제로 노사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맞섰다.

신규 직원 200명 채용 요구와 관련해서도 그동안 생산자동화 등으로 노동강도가 개선된 만큼 채용 규모를 크게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쟁점이 맞서면서 노사는 회사 측에서 수출용 신차 배정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정했던 지난달 8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후 르노삼성차 상황은 크게 나빠졌다. 르노그룹에서 내년에 생산할 수출용 신차를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닛산 측도 르노삼성차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량을 지난해보다 크게 줄인 6만대 정도로 조정, 생산물량 조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달 28일부터 2차 집중교섭에 들어가 다시 한번 타결책을 모색했다. 2차 집중교섭에서 노조는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전환배치를 강행할 경우 해당 부서장을 징계하고, 해당 작업자는 통상임금의 500% 보상과 위로 휴가를 부여할 것을 수정 제안했다. 신규 직원 채용과 시간당 표준 생산량 감소 등 쟁점도 계속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작업 전환배치와 관련한 노조 요구안이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1차 집중교섭 기간에 일부 합의를 이룬 임금인상안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며 사측을 압박했다.

사측도 노조 요구에 맞서 글로벌 기준에서 벗어나는 인사·경영권 합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 생산량 조절을 이유로 이달 말께 3∼5일 정도의 프리미엄 휴가를 실시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 협상을 담당하던 이기인 제조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해 사표가 수리됐다.

결국 2차 집중교섭과 9일 열린 본협상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10일과 12일 부분파업을 결정했고 나아가 전면파업이나 옥외집회 등으로 파업 강도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