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탁기·도금강판 등 수입규제 완화…TBT 등 비관세장벽은 지속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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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세탁기와 도금강판·유정용강관 등에 대한 수입 규제를 완화했다. 캐나다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철회했다. 반면에 무역기술장벽(TBT)·위생검역(SPS) 등 비관세 장벽은 높아지는 추세여서 정부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에서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주재로 '제8차 수입규제협의회' 및 '제18차 비관세장벽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에서는 최근 수입규제·비관세장벽 동향·추이를 점검하고 민·관 합동으로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수입규제협의회에서는 우리나라를 향한 수입규제 동향을 점검했다. 이달 기준으로 현재 총 25개국이 192건 우리나라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지난 회기 이후 반덤핑 4건·세이프가드 5건 등 총 9건 신규 조사가 개시됐다는 점을 파악했다. 반면에 세탁기·철강 등 품목에서는 반덤핑 6건·세이프가드 1건 등 총 7건이 종료됐다.

미국은 세탁기와 도금강판, 유정용강관 등 우리나라와 연관된 수입규제 조치를 최근 철회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반덤핑·상계관세 일몰재심에서 2013년부터 지속된 관세부과 종료를 결정했다. 미국 상무부도 지난달 반덤핑 연례재심 최종판정에서 '불리한 가용정보(AFA)'를 철회해 일부 우리기업에 대한 덤핑마진율을 0%로 하향조정했다. 미국 상무부는 유정용강관에 대해 피조사 기업 제출 자료를 부인하고 덤핑마진을 산정하는 특정시장상황(PMS) 적용을 철회했다. 일부 우리 기업에 29.8%에서 3.6%으로 하향조정한 재산정안을 발표했다.

이 외에 캐나다 국제무역심판소(CITT)는 철강 세이프가드 산업피해 조사 결과·최종조치 권고안에서 한국산을 전면 제외했다. 태국 착색아연도금강판 반덤핑관세와 합금열연강판 세이프가드 조치도 연장 없이 종료됐다.

비관세장벽협의회에서는 TBT·SPS 같은 비관세장벽이 높아지는 추세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관세 장벽을 낮추지만 비관세장벽은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BT 통보건수는 3065건으로 2017년 2585건보다 18.5% 증가했다. 지난해 SPS 통보도 1632건으로 2017년 1480건보다 10.2%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각국이 관세를 낮추는 대신 비관세장벽을 높이면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KOTRA·관세청·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비관세장벽 대응을 강화한다. KOTRA는 세계 무역관을 통해 비관세장벽 사례를 발굴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국을 대상으로 양자·다자 채널을 활용해 지속 대응한다. FTA 이행위원회 등 양자채널과 WTO TBT·SPS 위원회, 세계관세기구(WCO) 총회 등 다자회의에서도 비관세장벽 문제를 집중 제기한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