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영감 받아 가변소재 개발" 정품인증라벨 10억개 판매…주재현 나노브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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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나노브릭 대표가 가변소재를 적용한 정품인증라벨을 들어 보이고 있다.
<주재현 나노브릭 대표가 가변소재를 적용한 정품인증라벨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입소문이라도 난 건 지 글로벌 기업에서 먼저 연락을 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소재를 알아주는 것 같아 뿌듯하고 저희도 잘 몰랐던 곳에 쓰일 수 있다는 점에 깜짝깜짝 놀랍니다.”

주재현 대표는 2007년 나노브릭을 설립했다. 삼성전자에서 나노공정을 개발하던 중 자연에 존재하는 나노구조물의 형성 과정에 흥미를 느껴서다. 반도체 나노 구조물이 고가 장비를 이용해 매우 복잡한 공정으로 제작되는 것과 달리 자연에서는 다양한 나노구조물들이 손쉽게 구성됐다.

주 대표는 “자연 방식을 활용하면 반도체 공정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저비용 나노구조물을 만들 수 있겠다는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오랜 연구개발 끝에 '자기색가변소재(MTX)'를 개발했다. 카멜레온이나 문어처럼 외부 자극에 따라 발현 특성이 달라지는 소재다. 색이 변하기도 하고 투명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나노브릭은 이 소재로 정품인증라벨을 만들었다. 고무자석이나 핸드폰 자석을 대면 색이 변해 정품임을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정품인증라벨은 크게 히트했다. 중국에 수출되는 한국 화장품에 적용되기 시작하더니 급속도로 화장품 업계에 확산됐다. 2015년 출시 후 지금까지 10억장 이상 공급했다.

나노브릭의 나노신소재들
<나노브릭의 나노신소재들>

소재 독창성과 보안성이 인정받으면서 나노브릭은 중국 조폐잉크공사와도 손을 잡게 됐다. 조폐잉크공사는 중국 조폐공사가 찍는 화폐 등 유가증권에 쓰이는 잉크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곳이다.

중국은 불법복제가 많은 만큼 복제 방지 기술이나 정품과 가품을 구별하는 기술에 대한 눈높이가 높다. 보안성을 최우선하는 중국 조폐잉크공사에서 나노브릭 기술을 주목한 것이어서 향후 양사의 협력 결과물에 관심이 쏠린다.

주 대표는 “담배·주류 등 소비재 포장재에 칠하는 잉크에 나노 소재를 첨가해 위조를 방지하는 사업부터 시작될 것 같다”며 “중장기로 중국 내 신분증, 유가증권, 지폐 등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노브릭은 세계적인 문구 브랜드인 빅(BIC)과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색이 변하는 나노브릭 소재를 문구에 적용하자고 빅 쪽에서 먼저 찾아왔다.

주 대표는 “문구 쪽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립스틱이나 매니큐어를 바르고 자석을 가져다 대면 색이 변하는 기능성 색조 화장품 소재로도 활용도를 높여가고 있다”며 “우리도 미처 생각지 못한 곳에 써보자는 제안이 많아 고객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주재현 대표는 최근 반딧불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딧불에서 에너지 저장, 친환경 배터리 기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색 외에도 질감이 달라지는 소재도 만들 수 있다”며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10년가량 매출 없이 소재를 개발하는 고통이 따랐지만 이젠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된 만큼 다양한 기능성 소재를 적극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노브릭은 지난해 매출 70억원을 거뒀다. 올해는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5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자연에서 영감 받아 가변소재 개발" 정품인증라벨 10억개 판매…주재현 나노브릭 대표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