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소유냐 공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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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라인]소유냐 공유냐

봄이 왔다. '따릉이' 자전거가 부쩍 눈에 띈다. 젊은이 층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었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디자인도 좋아졌다. 돈 주고 자전거를 구매할 이유가 없어졌다. 서울시가 제공하는 공유자전거 따릉이는 낮은 수준의 공유경제 서비스다. 산업적 폭발력은 자동차와 숙박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검증은 끝났다. 머지않은 미래에 자동차와 집 같은 동산, 부동산 역시 공유경제 대상이 될까.

공유경제는 새로운 물결이다.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다. 본인의 자동차, 자가 소유 빈방은 물론 자신의 시간을 활용하는 산업은 계속 등장한다. 국내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승차공유 서비스 카풀, 쿠팡의 쿠팡플렉스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 강남·광화문 등 서울 시내 중심가에는 공유오피스, 공유주방 사업이 신산업으로 뜨고 있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하게 된 것은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CEO)를 빠뜨릴 수 없다. 그가 만든 앱 생태계는 인류에 혁신의 장을 선물했다. 누구나 과거보다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 톡톡 튀는 생각만 있으면 사업이 가능하다. 이제는 스마트폰 앱 하나로 막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다.

공유경제 분야에서 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이 속속 등장한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백만장자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우버, 리프트, 에어비앤비는 이를 증명한다. 우버는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리프트 등 차량공유 업체는 기업공개를 통해 막대한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 공유숙박 업체인 에어비앤비 역시 세계 1위 호텔 체인 힐턴의 가치를 뛰어넘었다. 단 하나의 호텔 룸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군 성과다. 21세기 미국판 '봉인 김선달'이 따로 없다.

공유경제 시험은 자동차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다. 글로벌 큰손들 역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디디추싱, 그랩, 우버, 리프트, 오라 등 '빅5' 승차공유에 대한 투자는 이어진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그랩 투자를 단행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마찬가지다. 벤츠, 토요타 등 주요 완성차 업체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왜 세계적 기업가들은 이들 기업에 돈을 투입할까. 공유경제와 자율주행차가 결합하는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미래 사회에서는 굳이 차를 가질 필요가 없다. 자가용 의미가 없어진다. 앱으로 호출만 한다면 무인 자율주행차가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다.

10년 후 서울시 개인택시 면허가격은 얼마나 될까. 알 수 없다. 그러나 에어비앤비와 힐턴 사례는 기업 가치 산정에 대한 새로운 가늠자를 제시한다. '공유가치'와 '소유가치' 역전 현상이 그것이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를 수 있지만 유휴 자원 활용은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한 부가 가치를 만들어 냈다. 공유숙박 시장에서 생겨난 '골든크로스'가 대표적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면허 가격은 떨어질 개연성이 커 보인다. 카풀 사업이 대중화되고 대체 이동 수단이 늘어난다면 택시 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밖에 없다. 개인택시 면허 가격은 2년 전에 9000만원을 웃돌았다. 공유경제 물결은 소유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제기한다. '소유할 것인가, 공유할 것인가?'

김원석 성장기업부 데스크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