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환갑 맞은 원자력연, 통렬한 반성으로 국민 신뢰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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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이 최근 몇 년 동안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악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세계 수준의 연구 시설로 꼽혀 온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는 가동 중지와 재가동을 반복하고 있다. 과거 원자로 연구시설 해체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을 유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1월과 11월에는 원내 화재도 이어졌다.

여론은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 대전에서 원자력연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안 그래도 원자력에 부정적인 정부의 눈길도 매서워졌다. 급기야 지난해 말에는 기관장 자리도 비었다. 당시 원장이 임기 36개월을 절반 가까이 남겨 두고 1년 8개월 만에 사퇴했다. 사퇴 압박이 이어졌다는 후문이 흘러나왔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외부 요인도 여럿 있었지만 기관 과실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원자력연은 이런 상황 속에서 환갑을 맞았다. 원자력연은 이를 계기로 새로운 변화를 약속했다. '국민 신뢰 속에 미래를 밝히는 원자력 연구기관'으로 재탄생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전한 사회 구축에 기여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원자력연이 그동안 거둔 성과가 적지 않다. 모두 높이 평가되는 업적이다. 부단한 연구개발(R&D)로 국내 원자력 기술의 자립을 이끌었고, 다양한 부가 가치를 창출해 164조원이 넘는 경제 효과를 거뒀다.

반대로 연이은 안전 문제로 국민 신뢰를 저버린 것도 사실이다. 스스로 자처한 탓도 적지 않다. 이제는 다시 스스로를 구해야 한다.

박원석 신임 원자력연 원장은 이번 60주년 기념식을 '국민과 함께 연구원의 미래를 고민하고 마음가짐을 다잡는 자리'라고 표현했다. 국민에게 기관의 쓰임새를 입증하겠다는 의지도 표현했다.

그의 다짐대로 원자력연은 60주년을 계기로 다시 웅비해야 한다. 통렬한 반성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이뤄 다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를 바란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