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쇼핑몰서 모바일결제, 카드 뱅킹시스템까지'...김정은發 금융정보화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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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쇼핑몰서 모바일결제, 카드 뱅킹시스템까지'...김정은發 금융정보화 쓰나미

북한이 금융정보화에 관심을 보이며 십수년간 유지했던 금융인프라 개혁에 나섰다. 그 근거가 되는 논문을 최근 본지가 입수했다.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논문이다.

리명진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원은 '금융봉사정보체계구축에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라는 내용을 토대로 논문을 발표했다.

김영련 연구원도 '현 시기 상업은행의 기능과 그 운영을 개선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라는 주제로 논문을 게재했다. 김정은 체제에서 금융정보화 수립전략과 방향,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북한 용어가 낯설기 때문에 우리가 쓰는 용어로 바꿨다.

◇은행, 카드, 보험 등 모든 분야 금융정보화 체계 수립

해당 논문 핵심은 금융정보화 수준을 높이고 현실 요구에 맞게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리명진 연구원 논문은 현 시기 금융정보화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경제강국 건설에 중요한 전략으로 부상했다고 시작된다. 리 연구원은 “금융정보화 체계가 무엇보다 금융 신속성과 정확성을 보장하고, 업무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면서 “업무 정보화를 실현하면 모든 금융업무가 컴퓨터 등에 의해 신속히 처리되기 때문에 매 업무단계 처리시간이 단축되고 전체 거래 처리도 빨라진다”고 언급했다. 결국 금융업무에 동원되는 인원이 대폭 줄어들게 돼 금융업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식경제 시대 도래와 함께 대대적으로 출현한 성능 높은 정보처리 설비가 금융 업무 영역을 급속히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세계적 흐름인 핀테크 도입에 북한도 참여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시했다.

논문에는 전자산업망이라는 용어가 수차례 등장한다. 전자결제 시스템을 일컫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컴퓨터나 모바일 플랫폼을 총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논문은 단순히 예금, 결제, 대부 등 전통 금융업무뿐만 아니라 거래자 잔고정보와 환율정보, 거래자 금융활동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정보(빅데이터)를 실시간 통보해주는 시대가 왔다고 분석했다. 전자산업망은 은행과의 전자결제를 전제로 하며 금융정보화 구축 없이는 사실상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결과적으로 전자산업망 활성화에 따라 더 많은 주민이 저축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며, 주민의 유휴자금을 동원할 수 있어 경제발전에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현을 위해 이동통신망 전국화와 고도화, 국가 컴퓨터망 확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자료기지(백업센터로 해석) 구축을 꼽았다. 거래자의 금융활동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 통합하자는 주장이다.

아울러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접속할 수 있도록 24시간 무중단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상업은행도 금융정보망 구축 동참

김영련 연구원도 상업은행 운영을 개선하는 데 금융정보화 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수라고 제안했다.

김 연구원은 “금융정보화 수준을 현실의 요구에 맞게 높은 수준에서 완성하면 근로자가 임의 장소에서 시간·지역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상업은행과 결제, 저금 등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 금융업무 활동에 컴퓨터와 자동입출금장치를 비롯한 현대 기술수단을 널리 받아들이고 전반적 금융업무 컴퓨터화, 무인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 상업은행은 보다 전문화한 프로그램 개발과 자체 특성에 맞는 인프라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금융정보망이 구축되면 이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전자화폐가 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논문은 금융정보화 수준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상업은행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서민 편의보다 사경제 제어 용도일 듯

북한 당국의 금융정보화는 다양한 목적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나날이 늘어나는 사경제를 정부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개인, 기업 거래를 은행계좌와 연동시킨 카드 거래를 제도화하면 금융기관 중심으로 자금을 집중하고 빅데이터를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북한 당국은 전성·나래카드 등 전자결제 서비스 이용을 독려하고, 카드 및 현금 인출기와 연결시킨 전자금융 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단위 정보통신망을 구축, 24시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모바일 지급결제 서비스' 고도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북한 소재 은행은 상점 등과 할인서비스 제휴, 백화점과 제휴카드 발급 등 한국과 비슷한 전자금융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ATM을 확대 도입해 카드 기반 뱅킹시스템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급격히 보급되는 스마트폰 확산도 전자금융시장 변혁기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부터 북한에서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울림'이 확산일로다. 북한 1호 전자결제 프로그램이다. 기능면에서 한국 간편결제 서비스와 비슷하다. 민간이 아닌 정부 당국 인트라넷 '광명'에서 승인을 받아 앱을 내려받는 구조다.

울림 1.0 서비스에는 송금, 잔고조회, 카드 충전(료금 충전), 간편송금(료금 이송), 거래내역 관리(거래리력), 전자상거래 결제, 카드결제 기능이 내장돼 있다. 송금부터 온라인 쇼핑, 간편결제, 카드 충전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

물론 현금인출기 등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금융기관 금융서비스를 홍보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상징적 수단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북한 주민 일상과 경제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전자결제 카드와 현금인출기 설치가 최근 증가하면서 소비문화가 촉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리 차원에서의 전자금융 확대 등 북한 당국 목적이 어찌 됐든 관련 정책으로 인해 금융을 활용할 수 있는 민간 영역이 확대되고, 금융 접근성이 상당수 개선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